중국 상하이 컬렉터 충저우(Chong Zhou)는 거대한 담론을 형성 중인 중국 젊은 컬렉터 신의 대변자다. 부모 세대에게 물려받은 감각과 경험, 젊은 세대의 과감한 선택과 비전이 교집합을 이루는 그의 컬렉션은 편견을 뛰어넘는 것들로 가득하다. 예술이 고루한 카테고리를 넘어 미식, 패션 등과 만나고, 컬렉터 또한 모험적인 방식으로 작가와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WRITE 계안나(Anna Gye) PHOTOGRAPHY 김정완(Onas Kim)
유럽풍 건물과 플라타너스 나무가 줄지어 있는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 밀물처럼 밀려드는 예술적 기운이 넘치는 웨스트 번드 지역과는 달리, 시간이 축적되며 천천히 예술이 번지는 곳이다. 대부분의 아트 갤러리들이 이 길 위에 뿌리내렸고, 이후 웨스트 번드와 상하이 번드 지역으로 이주했다. 충저우의 집은 유러피안 스타일의 집이 늘어선 골목길 안에 있었다. 대문에는 그가 직접 디자인한 명패가 걸려 있고, ‘친분이 두터운 아트 컬렉터와 아티스트를 초대해 파티를 연다’는(한국 아트 컬렉터들도 그의 집을 방문했다) 멋진 정원에 그가 서 있었다. 감기에 걸렸다며 두꺼운 점퍼와 털모자 차림으로 나타났지만, 그의 패션 스타일은 충분히 젊고 감각적이었다.
충저우에 대한 기사 중 대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20대지만 회사를 운영하며 쩡판즈(Zeng Fanzhi), 구사마 야요이(Yayoi Kusama), 양푸동(Yang Fudong) 등 굵직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한 대형 컬렉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 급변하는 중국 아트 신의 오늘과 내일을 새롭게 정의하는 주인공 중 한 명.” 중국 아트 신의 현재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싶을 때 명심해야 할 중요한 키워드가 ‘젊은 컬렉터’다. 특히 예술적 온도가 높은 상하이에서는 이들의 파워가 강력하게 발휘된다. 함께 모여 이슈를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중국의 신흥 부자 집단인 젊은 컬렉터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기사가 나온 것은 2015년경. 충저우를 포함해 K11를 이끄는 애드리언 챙(Adrian Cheng), 베이징 엠 우드 뮤지엄(M Wood Museum)을 만든 린한(Lin Han)과 마이클 쉬푸황(Michael Xufu Huang), 부티크 아트 페어 아트021을 만든 켈리 잉(Kelly Ying)과 데이비드 차우(David Chau) 등은 예술 잡지뿐 아니라 명성 있는 경제지에 여러 번 언급되었다. <포브스> 지는 이들 각각을 비교하는 기사를 썼고, CNN 은 젊음이라는 동력으로 아트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젊은 나이임에도 어떻게 미술 작품을 구입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부를 축적했는가? 정보 통제가 존재하는 중국 본토에서 어떻게 이들은 젊은 시절부터 미술 작품과 친숙해졌고, 서양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고 있는가? 아트 컬렉터로서 단순한 수집을 넘어 수준 높은 이벤트를 펼칠 수 있는 자신감과 실행력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LEFT 벽 위에 걸린 그림 Ni Youyu, Three Drawers, mixed media on canvas, 67.5×200cm, 2010~2013. 벽 양쪽에 걸린 그림 He Xiangyu, Six Lemons, pencil and acrylic on paper, 60x60cmx6 pieces, 2016.
RIGHT 충저우의 아트 컬렉팅 첫 작품이 된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걸린 현관. Yayoi Kusama, Forever Forever Love, acrylic on canvas, 220x180cm, 2008.
이들이 펼쳐놓은 대답은 이랬다. 1980~199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형제 없이 독립적으로 자라난 이들로(중국 산아 제한 정책으로 1 가정 1 자녀만 허용되었다), 부모님의 든든한 조력을 받으며 자랐다. 이들은 중국 본토가 아닌 서양(미국, 영국) 등에서 공부해 일찍 아트 세계에 눈을 떴다. 부모 세대는 사업을 하면서 부를 축적했고, 덕분에 아트 컬렉팅이 일상에 자리 잡았다. 부모 세대가 중국 골동품이나 중국 전통 예술품 수집에 관심을 가졌다면, 이들은 중국 아티스트의 컨템퍼러리 작품과 서양 아티스트 작품을 수집하고, 경매보다는 갤러리를 선호한다.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예술을 접하기를 원하고, 부와 자신감을 갖춘 이들은 아트계의 건강한 시스템을 직접 만들기 위해 직접 아트 페어, 아트 이벤트 등을 주최한다.
현재 29세인 충저우는 제약 회사를 경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미술을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일찍 아트 컬렉팅을 시작했다. 상하이에서 공부한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아트 히스토리를 전공했다. 2012년 대학교를 졸업하고 상하이로 돌아와 사업체를 설립, 아트와 미식을 결합한 프라이빗 공간 ‘마카사(Macasa)’, ‘르 프티 코숑 베르(Le Petit Cochon Vert)’ 등을 운영했고, 아트 프로젝트 ‘CZ’를 만들어 예술,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이 어우러지는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정원에서도 그의 취향을 짐작할 수 있는 아트 작품이 걸린 집 안 내부가 대형 창문 너머 보였다. 현관문 너머 바로 이어지는 1층에는 헤르난 바스(Hernan Bas)와 저우리(Zhou Li)의 멋진 대형 작품이 걸린 다이닝이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조용히 찻물을 따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트 부산 행사에 여러 번 참석하셨다고요.
한국은 아마 열 번 이상 갔을 거예요. 친구가 여럿 있는데, 모두 아트 전문가죠. 그들을 통해 한국 미술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어요. 아트 부산은 그들의 초청으로 네 번 정도 방문한 것 같아요. 점점 국제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역 갤러리들이 부산 지역 작가를 전면적으로 소개하려고 애쓴다는 사실이에요. 역사를 대변하는 생생한 작품은 지역 작가의 손에서 탄생하죠. 외국인의 눈에도 그런 작품이 가장 차별적으로 보여요. 몇 년간 지켜보니 한국 또한 중국처럼 외국 경험이 많은, 저와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이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흥미로운 예술 행사가 열리는 것 같습니다. 1980~1990년대생 친구들은 인터넷과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국적, 성별, 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 정보를 교류하면서 빠르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죠. 저 또한 그렇게 해서 만난 한국 분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어요. 정원에서 파티를 했죠.
인상적인 한국 작가를 발견했나요?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라 불리는 김환기 작가입니다. 저에게 아트 컬렉팅 감각을 물려주신 어머니가 특히 좋아하세요. 김환기의 작품은 자연이자 우주죠. 절로 숭고한 느낌이 들죠.
한국에서 중국의 젊은 컬렉터 신을 대변하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강연을 연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트 부산에서 ‘신세대 중국 컬렉터’라는 주제 아래 강연을 했어요. 요즘은 디지털을 통해 무한대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과거에는 나라별로 관통하는 흐름이 달랐지만 요즘은 국적, 인종, 성별, 나이 등이 경계가 될 수 없어요.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으니 무리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죠. 예술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뿐 아니라 예술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생겼고요. 그래서 개인의 취향이 중요하고, 존중 받아야 하는 것 같아요. 수집 취향을 보여주는 컬렉터의 전시가 단독으로 열리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젊은 컬렉터들은 아티스트를 직접 후원하고 함께 전시를 기획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죠. 기회가 되면 다음 아트 부산에서는 제가 디렉팅한 영상 ‘Calm & Zeal’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요. 3월 말 상하이에서 공식적으로 소개했고, 4월 말에 열린 국제 아트 페어 ‘아트 청두(Art Chengdu)’에서도 공개했는데, 아트 컬렉터로서 어떤 자세로 아트를 수집해야 하는가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담은 영상 작품이죠.
젊은 컬렉터로 독보적으로 주목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젊다는 것은 패기와 열정이 있다는 뜻으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하죠. 양날의 검이라 생각해요. 젊기에 다양한 일을 추진할 수 있지만, 그만큼 경험과 지식을 쌓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아트 공부에 할애하죠. 저는 어떤 컬렉터보다 신중하게 작품을 탐구하고 천천히 구입하는 편이에요. 중국의 젊은 컬렉터가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나이가 어리기 때문이 아니라, 미술계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LEFT 대형 쇼윈도처럼 꾸민 공간에 놓은 작품 Yu Fan, Sliver Bristle Horse, sculpture, 2005
RIGHT 가장 좋아하는 작가 헤르난 바스의 작품. Hernan Bas, The Koi Farmer, acrylic on linen, 220x180cm, 2018
아트 공부는 어떻게 하나요?
사람들을 만나죠. 세계 각국의 페어를 다니면서 전문가를 만나고 아트 정보를 수집하고, 다양한 파티와 이벤트에 참여해 부지런히 네트워킹을 쌓죠. 컨템퍼러리 아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작가의 과거를 살펴보고, 철학과 생각이 바탕이 된 이야기를 찾아서 살펴봐야 해요. 좋은 전시도 많이 봐야죠. 부지런히 움직이는 길밖에 없는 것 같아요.
UCLA에서 아트 히스토리를 전공했으니 취향 또한 매우 고전적일 것 같은데, 실제 취향을 그렇게 않네요. 애니메이션, 디자인 등 컨템퍼러리 아트에 가까운 것 같아요. 복도 선반에 다양한 리미티드 에디션 디자인 상품을 모아놓은 것도 그렇고요.
제 컬렉션은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어요. 1978년 이후 중국 컨템퍼러리 작품, 일본 작가를 주축으로 한 아시안 컨템퍼러리 작품, 잠재력 있는 2000년대 이후 출생(밀레니엄 세대) 젊은 작가의 작품. 입구에 걸린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저의 첫 컬렉팅 작품이죠. 이런 작품을 일찍 발견하는 데 제 전공인 아트 히스토리를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죠. 오늘과 내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시간을 탐구해야 해요. 덕분에 상하이로 돌아온 후 컨템퍼러리 작품에 대한 제 취향과 생각이 빠르게 변화했어요. 중국과 서양 것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모던과 컨템퍼러리로 나누고, 영상, 설치, 사진 등 뉴 미디어 작품을 빠르게 이해했죠. 중국 내에서 한계가 있던 외국 아티스트의 작품을 선별하고 분석할 수 있었어요. 제 컬렉션 스타일은 ‘지식, 발견, 열정(acknowledgment, discovery, passion)’으로 압축할 수 있어요. 오랜 시간 공 들여 잠재력 있는 작가를 찾고, 그를 연구하고 탐색한 후 작품을 구입하죠.
매우 신중한 편이네요.
좋은 컬렉터란 본인이 선호하는 작품을 정확하게 발견하는 눈을 가진 사람이라 생각해요. 그것을 본능적으로 잡아내든지 아니면 몇 년씩 탐색하든, 결국 본인이 흡족해하는 작품을 집 안에 걸어둘 수 있어야죠. 컬렉팅은 일생일대의 게임이에요. 지금 저는 특정한 스타일의 작품만 고르고 만족하기에는 젊잖아요. 공부하고, 탐색하고, 살펴보고, 꾸준히 업데이트하죠. 컬렉팅을 하는 이유와 비전을 찾고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중국의 젊은 컬렉터 모두 부모 세대와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선별, 수집, 향유한다고 생각해요. 보다 이성적으로 접근한다고 할까요? 부모 세대와는 달리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아트 컬렉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죠. 작품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으니 그만큼 좋은 작품을 찾을 수 있고, 적당한 가격으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죠."
어머니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안목이 훌륭한 분이죠. 쩡판즈, 저우춘야(Zhou Chunya), 마오옌(Mao Yan) 등의 작가를 지원하셨고요. 어머니 덕분에 어릴 때부터 미술관을 자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그땐 이해하지 못했어요. 아트 히스토리를 전공한 것은 역사를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공부를 시작하면서 결국 역사와 미술은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역사학자가 되려던 생각을 전환해 예술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운영하던 레스토랑이 그런 곳이었죠? 그곳에서 예술가를 후원하는 다양한 자선 파티를 주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사카, 르 프티 코숑 베르 등은 프라이빗 비즈니스 클럽에 가까워요. 공간 내에서 먹고, 마시면서 제 개인 소장품을 배불리 즐길 수 있는 곳. 예술 작품을 이런 생기 있는 공간이 두면 예술적 분위기가 배가된다고 생각해요. 예술의 시각적 효과가 레스토랑 공간에 완벽하게 흡수되는 것이죠. 흡수 효과가 작품을 갤러리 벽에 걸어둘 때보다 관찰자에게 더욱 큰 만족감을 준다고 생각해요. 이런 공간을 운영하면서 취미로 여기던 아트 수집을 좀 더 진지한 자세로 대하고 커리어를 쌓듯 더욱 신중하게 확장시켰어요. 박물관, 갤러리를 다니며 전문가를 만나고 작가의 아틀리에를 방문해 그들을 후원할 방법을 함께 고민했죠. 여러 분야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 컬렉션 장르 또한 넓어졌고요. 아트 프로젝트 CZ를 통해 경매 회사와 함께 자선 행사 ‘Love is Not Rare’를 추진하거나 갤러리와 협력하기도 했죠.
이국적인 프랑스 조계지에 위치한 이 집에 대해서도 궁금해요. 오랜 시간을 품은 집인 것 같아요.
1940년경, 독일 상인들이 지은 전형적인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빌라예요. 20년 전에 구입해 열 번 넘게 고치면서 살고 있죠. 클래식한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지 않았어요. 중국 상하이 전통과 이국적 스타일이 공존하길 원했죠. 제 친구들이 다들 이렇게 말하더군요. 정의할 수 없는 스타일을 지닌 집이라고요.
LEFT 2층까지 올라는 계단벽에도 작품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왼쪽 Wang Yi, Edge-04, Acrylic on canvas, 160X160 cm, 2015. 정면 Zhang Yongxu, Man's Portrait Exercises,1988.
MIDDLE 중국 전통 스타일과 유러피언 스타일이 혼재된 집 2층 내부 풍경
RIGHT 왼쪽 소파 위 Tomoo Gokita, I Can't Tell What Truth is Anymore, acrylic gouache on canvas, 130x130 cm, 2017. 오른쪽 소파 위 Liu Wei, Untitled, mixed media on canvas, 180x220cm, 2015
고요한 산 풍경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사람의 엉덩이를 찍은 사진 작품인 루이웨이(Lui Wei)의 위트 넘치는 작품이 걸린 대형 다이닝도 흥미롭더군요.
문화대혁명 말기에 태어난 루이웨이는 예술은 정치와 사회현상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미국에서 어느 아티스트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영역의 작업을 한 작가에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그의 작품은 웃지 못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요. 집 안에는 이처럼 이미 뛰어난 작가로 칭송 받는 중국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어요. 어머니가 주로 모으던 골동품 가구도 있고요. 현대적이고 젊은 작가의 작품은 주로 사무실(레스토랑)에 있는데, 상하이의 1920~1930년대 모던 스타일과 컨템퍼러리 작품을 섞어두었어요.
10년 전, 거대했던 중국 아트 신이 거품처럼 꺼진 적이 있습니다. 상하이 아트 신 또한 그런 현상이 염려된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과거의 경험이 있었기에 오히려 더욱 튼튼하게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눈사태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은 눈송이 하나하나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덩어리를 받치고 있는 바탕과 구조의 문제죠.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시스템이에요. 창의적이고 기발한 이벤트도 중요하지만, 이를 진행할 때 소요되는 비용, 사람, 네트워킹, 에너지 등이 투명해야 하죠. 시간이 갈수록 성숙해질 거라 믿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많은 역할을 해야죠.
5 Remarkable Collection by Chong Zhou
종초우가 자신의 아트 컬렉션에 의미있는 작품 5점을 꼽았다
Hernan Bas (B. 1978~, Miami, Florida, United States)
색다른 미술, 문학, 영화 속 이야기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상상력을 더해 그림을 그리는 헤르난 바스. 그의 그림은 색채, 터치, 구성 등 모든 것이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다. “영화나 소설을 보거나 읽을 때 사람들이 현실을 잊고 집중하는 순간, 현실이 아닌 가짜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담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그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찾는 것으로 작품을 시작한다. 오스카 와일드, 매슈 바니, 요제프 보이스, 빌럼 더 코닝 등 거장들의 작품을 탐색하고 이들을 질투, 찬미하는 작품을 한 적이 있다. 헤르난 바스는 등장부터 미술계를 발칵 뒤집어놓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1978년생 젊은 작가로 뉴 미디어가 가득한 미술 시장에 감각적인 페인팅으로 등장했고, 어떤 스타일로도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한 질감을 캔버스 안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Tomoo Gokita (B. 1969~, Tokyo, Japan)
모노크롬 추상화와 판화 작품으로 잘 알려진 일본 컨템퍼러리 작가다.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했지만, 패션, 음악 영역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드로잉으로 전환해 아티스트로 살기로 결심했고, 1990년대 후반부터 종이에 숯과 잉크로 그림을 그렸다. 그의 독특한 그림 구성은 오래된 잡지에서 찾아낸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을 모티브로 한다. 그는 줄리언 슈나벨(Julian Schnabel), 에릭 피슬(Eric Fischl),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 등과 같은 뉴욕 네오 익스프레션 세대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가와무라 메모리얼 DIC 아트 뮤지엄, 도쿄 오페라 시티 아트 갤러리 등에서 전시를 열면서 일본 화단의 주목을 받았고,뉴욕 메리 분 갤러리, 블럼 앤드 포 등에서 연이어 소개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Ni Youyu (B. 1984~, Jiangxi, China)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니유위는 올해 상하이 페로탱 갤러리뿐 아니라 유즈 미술관에서도 소개할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2014년 중국 현대미술상 최우수 청년 예술가로 뽑혔다. 학교에서는 서양 미술과 송나라, 원나라 시대 중국 미술을 공부했지만, 이후 전통 풍경화에 물들어 있는 시대정신을 물질로 표현하는데 시간을 투자했다. 스튜디오에는 도자기, 중국 고대 서화, 공책 꾸러미 등 오래되어 버려진 것 투성인데, 작가는 이런 물건을 관찰, 연구해 다시 본인만의 스토리를 담은 설치 작품을 만든다. 미니멀하고, 축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완벽한 또 하나의 세상 풍경이다.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과거의 역사적 요소를 통해 현대적인 생각과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풀어낸다.
Chen Wei (B. 1980~, Zhenjiang Province, China)
사진 작업을 주로 하는 젊은 작가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그는 버려진 물건을 이용해 공간을 연출해 사진 작품을 만드는데, 중국 사회가 겪고 있는 사회, 정치적 현실과 구조의 문제부터 개인의 정신 문제까지 폭넓게 이야기한다. 2006년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 2018년 한국 광주 비엔날레에도 참가했다. 2011년 SH 컨템퍼러리 아시아 태평양 사진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미국 루벨 컬렉션, 스위스 지그 컬렉션, 호주 화이트 컬렉션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상하이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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