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내를 다 보여준다고 해도 본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점점 알아갈수록 아름다운 존재가 되어 내 마음에 빛처럼 스며들면 좋겠다. 그렇게 솔직한 얼굴로 내 곁에 오래 머무르면 좋겠다. 투명하게 비치는 작품들처럼.

In the Sunset
윤새롬 작가는 하늘을 붙들고 싶었다. 그는 투명함을 유지하면서도 컬러를 뿜어낼 수 있는 아크릴로 가구를 만들어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가구에 담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의 굴절과 반사에 따라 오색찬란한 색을 발하는 가구. 노을빛으로 물드는 아련한 순간도 그가 만든 스툴에서 쉬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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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물든 아름다운 색에 영감을 받아 만든 크리스털 시리즈 아크릴 가구는 모두 윤새롬. 그 외 소품은 모두 세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왼쪽부터
1.     윤새롬, 크리스털 시리즈_테이블 04, 아크릴에 염색, 60x35x38cm/24kg
2.     윤새롬, 크리스털 시리즈 _로우 사이드 에디션, 아크릴에 염색, 36x43x51cm
3.     윤새롬, 크리스털 시리즈_테이블 01, 2016, 아크릴에 염색, 40x40x42cm/27kg
크리스털 시리즈는 하늘의 색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이다. 우리가 노을을 표현할 때 ‘노을색으로 하늘이 물들었다’라는 표현을 쓰듯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색을 아크릴에 물들여 표현했다. 아크릴의 투명함을 유지하며 색을 표현하기 위해 염색 기법을 사용했다. 염색한 각각의 조각은 접착하는 과정에서 염색된 표면이 녹으면서 하나의 큰 덩어리로 굳으며 붙는다. 이런 과정으로 완성된 아크릴은 투명한 상태를 유지하며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굴절과 반사를 일으켜 착시와 형태의 왜곡을 일으킨다. 염색된 색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섞여 더욱 풍부한 색으로 보인다.

Opacity Glass Sculpture
맑고 투명한 것만이 유리 소재가 지닌 매력의 전부가 아니다. 표면이 거칠고 불투명한 유리 작품도 빛과 만나면 전혀 다른 표정을 짓는다. 블로잉 기법으로 작업하는 박성훈과 자연에서 받은 여러 이미지를 유리 조각품으로 표현하는 한나영 작가 모두 그런 유리가 지닌 반전의 매력을 잘 드러냈다. 작가의 위트가 빛과 함께 머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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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과 투명, 거칠고 부드러운 곡선의 대비를 블로잉 기법으로 보여주는 유충기 시리즈 작품은박성훈,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여러 개의 이미지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연결되도록 한 유리 조각은 모두 한나영.
 

박성훈, 유충기, 2013, Glass Blown, Coldworked, 200x530mm
유충기 작업 시리지는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는 과정처럼 작가로서 성장해 널리 날갯짓을 하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 있다. 블로잉 기법과 다양한 유리공예 기법을 혼용해 만든다. 투명함과 불투명함, 거친 곡선과 부드러운 곡선 등 다양한 유리의 질감을 강조했다. 빛이 투과되면 그런 여러 질감이 만들어내는 컬러가 더욱 황홀하게 드러난다.

한나영, 담소 (블랙컬러), 2016, 유리, 45x16x51cm
한나영, 청혼 (레드컬러), 2016, 유리, 47x15x54cm

작가에게 작품이란 항상 갈망의 순간을 넘어설 때 이루어진다. 유리 조각 형상의 기본은 대부분 자연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2개 또는 3개의 다른 이미지가 부드러운 곡선에 의해 연결되며 하나의 조화로운 형상으로 완성된다. 자연에서 얻은 이미지의 조화를 통해 사랑을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 새로운 소재에 대한 갈망과 창조를 위한 끝없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Cool and Warm 
안나리사의 작품은 투명과 불투명 사이에 있다. 뽀얗게 보이는 유리가 빛을 만나면 청명한 컬러를 띤다. 한국 도자기 청자에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과하게 화려하지 않은 그윽한 멋이 난다. 여름에는 청명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빛을 품는 작품. 손으로 감싸 안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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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자기 청자에 받아 만든 다양한 유리 오브제 작품은 안나리사 알라스탈로, 나머지 세라믹 도자기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왼쪽 시계 방향
안나리사 알라스탈로, 항아리 시리즈, 2018, 155x260mm
안나리사 알라스탈로, 항아리 시리즈, 2017, 145x170mm
안나리사 알라스탈로, 항아리 시리즈, 2017, 175x190mm
안나리사 알라스탈로, 항아리 시리즈, 2017, 160x140mm
 
2006년 핀란드에서 한국으로 이주했다. 2008년부터 남양주에 글라스 스튜디오 안나리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작품의 모티브는 주로 자연과 일상생활에서 찾는다. 블로잉 기법으로 만든 유리 작품은 일상에 친근하게 파고들어 기억에 남은 순간을 전한다. 유리 외에도 도자, 섬유, ,테이블 스타일링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과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Shining Around 
윤소현 작가와 윤라희 작가는 내가 만드는 하나밖에 없는 오브제를 지향한다게다가 보는 방향에 따라빛의 방향이 따라 달라지는 컬러는 공간 전체를 흔든다윤소현 작가의 작품은 듣고 싶은 음악을 선곡해 듣듯이 다양한 레이어를 꽂아 만드는 커스터마이징 가구다윤라희 작가의 오브제는 가구와 오브제 사이에서 자유분방하게 여러 역할을 하며 공간을 재기 발랄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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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과 패턴이 다야한 레이어를 의자에 꽂아 커스터마이징 레이어 체어를 만들 수 있도록 한 작품은 윤소현, 오브제를 쌓아 공간, 가구, 소품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부여한 작품은 윤라희, 컬러감 있는 유리잔 오브제는 챕터원, 나머지 소품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윤소현, Layer Collection Chair, 2016, 아크릴, 20x40x87cm
레이어 컬렉션은 취향을 반영한 오브젝트로, 다양한 레이어를 꽂아 자신만의 오브젝트를 만들 수 있다. 각도와 빛에 따라 색깔이 변하면서 공간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정해진 디자인이 아닌 사용자와 같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만든 레이어를 통해 물건에 대한 애착과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이끌어내 가치 있는 소비를 제안한다. 색감과 패턴이 다양한 판화를 중복해 끼워 넣으며커스터마이징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윤라희(스튜디오라), 공간의 틈새를 위한 오브제들, 2018, 재료 미표기, 사이즈 미표기
2017년에 ‘스튜디오라’를 론칭하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오브제와 공간을 디자인하고 있다. 주로형태를 조합하고 분해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매체나 크기에 제한이 없는데, 덕분에 특유의 특정한 감각과 유연한 기능을 전달한다. 제작은 한국의 소규모 공방이나 서울 도심의 기술자들이 수작업으로 만든다.

 

글_계안나(아트마인컨텐츠디렉터) | 사진_박우진 | 세트스타일링_민송이, 민들레(세븐도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