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000 Names. 2009, 2018. performance and installation ⓒ Sungkok Art Museum

"1분 동안 주어진 음악을 들으며, 지금 떠오르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2

Most Beautiful. 2016. performance and installation ⓒ Sungkok Art Museum

"'세상에서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의 얼굴'을 눈을 감고 연필로 그려주세요."

3

perfect relay. 2012. video based on performance ⓒ Sungkok Art Museum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 중 자신에게 부족한 하나의 모토를 선택해
최선을 다해 익숙하지 않은 '반대편 손'을 사용해 모국어로 쓰고 다음 주자에게 전달하세요.

4

Seventeen Moments. 2012. video based on performance, 2-channel video, sound ⓒ Sungkok Art Museum

"가장 무의식적이고 일상적인 '숨쉬기'를 단 한번 멈추어 보세요."

5

Face of Face. 2016. performance view ⓒ Sungkok Art Museum

"눈을 감고 타인이 아닌 오로지 지금,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한 후 천천히 종이에 얼굴을 그려주세요."

6

Dabbawalla's Lunch. 2017. 50 Indian tiffin boxes with handwritten menu. performance and installation ⓒ Sungkok Art Museum

"새 도시락통들 입니다. 당신이 점심식사로 받고 싶은 메뉴를 적어주세요."

7

Pause. 2015. performance and installation ⓒ Sungkok Art Museum

"잠시 오토바이에서 벗어나 의자에 앉아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마음속으로 한군데 정하고 경로를 묘사해 그림으로 나타내주세요.
상상 속의 목적지에 도착한 사람은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미술관을 떠나 오토바이를 몰고 실재로 그 장소를 향해 달려가세요."

8

1000 Answers. 2008. performance with installation, Liverpool Biennial, ⓒ Sungkok Art Museum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던 그러나 할 수 없었던 질문에 대한 단 하나의 답변, 또는 비밀로 간직했던 해명을 적어 주십시오."


 

대부분의 퍼포먼스는 예술가 자신이 주인공이다. 반면 천경우는, 작가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다국적의 평범한 사람들이 실천자로 참여하게 했다. 작가의 아이디어를 행동하는 중에 일어나는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 행위들을 경험하게 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기를 지향하는 퍼포먼스다. 예술창작의 '공동 작업방식'을 제안하는 천경우 작업의 또 다른 특징은 전통적 미술 개념에서 들러리에 불과했던 '보통 사람들'이 주체가 되도록 시도한다는 점이다. 사소한 일상이라도 가치있는 '행위 예술'이 된다고 말하는 천경우의 퍼포먼스는 그래서 평범하고 때로는 단조롭기까지 하지만 놀라운 소통의 힘을 발휘한다.

'초상사진' 작업으로 잘 알려진 천경우는 찰나를 잡아내는 방법보다, 보통 수 분에서 수 시간 동안 장노출로 촬영하며 그 대상의 진정한 모습을 담으려 한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만 인물의 내면이 어떤 형태로든 드러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천경우는 "사진이란 대상의 한 순간을 포착하여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탐사하고 발견해 나가는 도구로서 변화와 지속의 흔적이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천경우의 '퍼포먼스'는 '확장된 사진'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현대인들에게 잃어버리고 소외된 자아를 회복하기 위한 '내면 성찰적 작업'을 제안하는 작가는 부단히 감추고 살기 마련인 원초적인 감정과 기억들을 탐사하는 도구로서 '퍼포먼스'가 치유의 효과를 만들어 내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라본다.

2012년 런던올림픽의 미디어 아트 특별전을 위해 IOC 커미션으로 제작된 '퍼펙트 릴레이(Perfect Realy)', 뉴욕 맨하튼 타임즈스퀘어에서 이루어진 '버서스(Versus)', 프랑스 막발 현대미술관과의 레지던시 기간에 진행된 '가장 아름다운(Most Beautiful)', 독일 브레멘시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4년에 걸쳐 완성한 '보이지 않는 말들(The Invisible Words)', 유럽의 숙련된 중견 무용수 17명과 함께 실현한 '17개의 순간들(Seventeen Moments)',  한국의 젊은 20대 영화배우 6명이 참여한 '페이스 오브 페이스(Face of Face)' 등, 지난 15년 동안 10개국의 기관과 장소에서 행해졌던 퍼포먼스들을 선별해 기획한 천경우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 <모르는 평범함, Ordinary Unknown>은 설치 및 영상, 사진, 아카이브 등으로 구성된다. 11월 11일까지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며,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2시와 4시 도슨트 투어가 진행된다.

 

글_ 장남미 (매거진 <아트마인> 콘텐츠 디렉터)
사진 및 자료제공_ 성곡미술관 02-737-7650 (www.sungkok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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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우  |  KYUNG-WOO CHUN
한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90년대 중반부터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천경우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부퍼탈 대학에서 디플롬을 마쳤으며, 독일 쿤스트할레 엠덴 에서의 개인전을 비롯해 서울과 유럽도시 암스텔담,베를린, 마드리드 등지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다. 국내외 유수의 출판사에서 작품집과 도록을 출판하기도 한 그는 바르셀로나, 서울, 베를린, 리버풀, 취리히, 뭄바이, 브레멘, 뉴욕 등에서 대중의 참여로 수많은 퍼포먼스를 실현하기도 하였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미국 휴스턴 미술관, 암스테르담의 하우스 마르세이유 사진미술관, 독일의 쿤스트할레 괴핑엔, 네덜란드 오덴세 사진미술관, 프랑스 막발 현대미술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현재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