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체를 통틀어 그래픽 디자인과 북아트의 명문을 꼽으라면 단연 라이프치히 예술대학(Hochschule für Grafik und Buchkunst Leipzig)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라이프치히에는 매년 3월 국제도서박람회, 10월에는 공예&디자인 박람회가 열린다. 올해 역시 공예와 디자인을 전문으로 다루는 그라시 응용미술관(Grassi Museum für Angewandte Kunst)에서 보석, 도자와 금속, 종이, 북아트, 유리와 장난감 등을 주 테마로 한 그라시 박람회를 개최했다. 공업용 소재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장신구부터 대나무로 만든 그릇까지 현대 공예품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관 전시전경 “디자인은 다소 변경될 수 있습니다”. Photo: Dokho Shin
한국관 전시전경 “디자인은 다소 변경될 수 있습니다”. Photo: Dokho Shin

2018년에는 총 14개의 나라에서 220팀의 개인 및 그룹의 디자이너, 예술가, 수공예가가 지원해 치열함을 더했다. 그 중 각 분야별로 심사를 거쳐 한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그리고 독일 출신 100명의 예술가와 예술가그룹이 박람회에 참여했다. 특별히 올해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대되어 한국관이 별도 전시되었고, 이외에도 솔루나 갤러리(Soluna Fine Art Gallery, 홍콩)와 젊은 한국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관 전시전경 “디자인은 다소 변경될 수 있습니다”. Photo: Dokho Shin
한국관 전시전경 “디자인은 다소 변경될 수 있습니다”. Photo: Dokho Shin

한국관 프로젝트는 주독일 대한민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의 협찬으로 독일에서 활동중인 큐레이터 정가희가 기획했으며, 디자이너 신덕호와 이상혁이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디자인은 다소 변경될 수 있습니다‘라는 프로젝트 타이틀부터 신선했다는 평. 온라인 후원 플랫폼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이 문장에서 오늘날의 한국 디자인을 사회-문화적 문맥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전시의 큰 틀은 30대 한국인 ‘무명씨‘의 방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형태로 구성했으며, 1차 생산물인 디자인 제품뿐만 아니라 2차 생산물인 굿즈(goods)의 의미까지 다뤄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또한 27일 토요일에는 행사와 관련된 한국 영화 상영, 참여 디자이너들의 강연회도 열렸다.

Gippeum Rho, Figures from Drawings, 2016, Steinzeug, handgebaut, links, 57 x 18 x 12cm, Photo: Gippeum Rho
Gippeum Rho, Figures from Drawings, 2016, Steinzeug, handgebaut, links, 57 x 18 x 12cm, Photo: Gippeum Rho
Wonjae Jo, Whitepoeming - lighted vessel, 2017, Porzellan, gedreht, geschnitten, poliert, 14x21x21cm, Photo: Wonjae Jo
Wonjae Jo, Whitepoeming - lighted vessel, 2017, Porzellan, gedreht, geschnitten, poliert, 14x21x21cm, Photo: Wonjae Jo
Mi Sook Hwang, Dose, 2017, Steinzeug, gedreht, engobiert, 7x19x19cm, Photo: Mi Sook Hwang
Mi Sook Hwang, Dose, 2017, Steinzeug, gedreht, engobiert, 7x19x19cm, Photo: Mi Sook Hwang
Kiho Kang, Untitled, 2018, Porzellan, aufgebaut in Wulsttechnik, Photo: Kiho Kang
Kiho Kang, Untitled, 2018, Porzellan, aufgebaut in Wulsttechnik, Photo: Kiho Kang

박람회의 공식적인 심사를 거쳐 참여한 여섯 명의 한국 작가들은 강기호(도자), 노기쁨(도자), 조원재(도자), 황미숙(도자), 김혜은(종이·북아트), 김영이(금속) 이다. 노기쁨은 흐르는 형태의 표면과 완만한 틈이 돋보인 조각적 형태의 그릇을 선보임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라시 박람회 2018은 큐레이터 사비네 에플레Sabine Epple가 기획하였으며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열렸다.

 


 

 장용성(매거진 <아트마인> 독일 통신원)
문의 www.grassimesse.de | www.grassimuseum.de
사진제공 Grassi Museum für Angewandte Kun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