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의 식물성 세계
김준수의 작업실에 들어선 순간 ‘초록’에 물들었다. 작가의 실내 가드닝은, 특별한 도구 없이 오로지 손에 의한 힘의 강약만으로 재료를 느끼며 형태를 완성해내는 ‘기(vessel)’ 작업과 결이 같다. 한 줄 한 줄 가죽을 켜켜이 쌓아올려 완성하는 ‘느린 작업’은, 씨앗에서부터 발아해 수백 년을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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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의 작업실에 들어선 순간 ‘초록’에 물들었다. 작가의 실내 가드닝은, 특별한 도구 없이 오로지 손에 의한 힘의 강약만으로 재료를 느끼며 형태를 완성해내는 ‘기(vessel)’ 작업과 결이 같다. 한 줄 한 줄 가죽을 켜켜이 쌓아올려 완성하는 ‘느린 작업’은, 씨앗에서부터 발아해 수백 년을 사는…
Read more누군가의 손을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 머물수 있도록, 멀쩡해도 쉬이 사물을 버리는 요즘 사람들에게, 낡아도 쉽게 버리지 못할 소중한 물건으로 만들어 전달하려는 사람. 김태연 작가는 그 옛날 “나무 표피를 쪼개 실을 잣고 직물을 짰듯”, 쉽게 쓰이고 버려지는 비닐봉투로…
Read more“손상우에게 안개는 자연의 이미지를 넘어선 정신세계이다. 사람의 관계에서 부딪치는 소통의 부재, 정신적 교감, 기억 등과 연결된 저장소이다. 그는 저장된 시간과 공간을 현실로 이동시켜 소반과 테이블, 벤치의 형상으로 드러낸다.” Think inside the fog & square 2019년 개인전 <fog & square>를 통해…
Read more평생을 작업해도 이 길이 맞나? 흔들리는 것이 작가의 생이다. 그 재료와 주제에 관한 의구심도 끊임없이 찾아든다. 그런 면에서 도예가 이기조는 복 받은 사람이다. 조선백자는 내게 운명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이라니. 안성 그의 작업실에는 조선백자 고유의 미감과 철학을 담고…
Read more‘징-징’ ‘철컥철컥’··· 실험실 장비들이 작은 굉음을 내며 돌아간다. 프로그래밍을 입힌 3D 프린터가 어제 저녁부터 성실한 숙련공처럼 바지런히 움직인다. 다른 한 켠에 비치된, 라면 상자 크기의 기계에 SD 카드를 삽입한 작가는 ‘SOBAN’ ‘VASE’ 같은 파일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프로그램 값이 입력되면…
Read more언제고 환히 미소 짓는 입매, 얇고 긴 손가락을 지닌 ‘선이 고운’ 박성림 작가는 ‘선이 돋보이는’ 섬유 조형 작업을 한다. 서울과 런던에서 의상과 섬유조형을 전공한 작가는 12월부터 개인전 < Unpredictable Space>를 통해 지난 10년 간의 작업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실’을 엮고…
Read more유약 종류와 빚는 방식, 형태의 다양성으로 저마다의 ‘조형언어’를 선보이는 도예가들 사이에서, 이혜미 작가는 ‘시간성’에 집중한다. 도자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경쾌하고 가벼운 질감의 그릇들은 유럽 어느 시장에서 봄직한 앤티크 제품을 떠올리게 한다. WRITE 박나리 PHOTOGRAPHY 이주연 VIDEO 김햇살 도예가 이혜미는 금과 은, 진주 같은 비일상적 색을 통해 ‘시간성’을 이야기한다. “세월이 흘러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능하는 것, 앤티크의 매력은 바로 그런 것이다.” BBC <Antique Road Show> 패널이자 앤티크 전문가 마크 힐(Mark Hill)의 말처럼, 세월이 흘러도 가치를 인정받는 기물들은 천천히 나이 들며 하나의 역사가 된다. 영원할 것 같던 영롱한 광채도 어느 순간 바래고, 누군가의 숨과 온기를 만나 무수한 내상을 입지만, 사용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긴 시간을 견뎌온 공예품에는 오래된 것만이 품을 수 있는 ‘시간성’이 보이지 않는 훈장처럼 박힌다. 유약의 종류와 빚는 방식, 형태의 다양성으로 저마다의 ‘조형언어’를 선보이는 도예가들 사이에, 이혜미 작가는 ‘시간성’에 집중한다. 도자그릇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경쾌하고 가벼운 질감의 그릇들은 마치 유럽 어느 시장에서 봄직한 앤티크 제품을 떠올리게 한다. 은색 유약을 발라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황변을 거친 그릇들은 오래된 은식기를 닮았다….
Read more“마치 뉴턴이 사과를 통해 중력을 발견한 것과 같이, 행복함을 느낄 때 생성되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발견했을 때 행복했다” 얘기한 작가는, “그 발견이 아주 중요한 시발점이 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도파민을 작가명으로 삼는다. 화학기호나 텍스트로는 존재하지만 ‘형상’은 없는 도파민에 작가적 상상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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