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ART

아트마이닝 Ⅹ 회화 작가 남경민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예술이란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영국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데이미언 허스트의 말처럼 전시장에서, 누군가의 인스타그램에서, 스트리트 광고판에서 마주하는 삶의 무수한 이미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건넨다. 마그리트의 ‘중절모자를 쓴 남성’처럼 초현실적이었다도 모네의 ‘수련’처럼 온통 서정적이고, 때론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처럼 파격적이다. 직관적인 미감을 뽐내는가 싶으면 이우환의 점과 선처럼 매번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그림도 있다. 작품에 말을 걸고 싶지만 우리는 여전히 생각이 많다. ‘어떻다’고 섣불리 말하기 주저되는 건, 작가가 제대로 펼쳐놓은 이미지 속으로 자유롭게 들어가보지 못해서다.
회화작가 남경민의 ‘나비’는 작품과 작품 속을 자유롭게 유영한다. 클림트, 해크니, 모딜리아니 같은 대가들의 작업실을 재해석한 그림에는 노란 나비가 홀로, 때로는 무리 지어 곳곳을 날아다닌다. 초상화와 해바라기 작품이 걸린 고흐의 작업실, 새빨간 사과와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이 배치된 세잔의 아틀리에를 여행하는 나비는 작가의 상상으로 재탄생한 공간을 마음껏 탐험한다. “내 작품에서 나비는 매우 주요한 소재다. 현실과 이상을 이어주는 메신저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 대신 그림 너머 공간을 탐험하고 즐긴다.
색감이 화려하면서 따뜻하고, 그림 곳곳에 숨은 무수한 ‘생각의 장치’를 찾아가다 보면 마치 숨은그림찾기 하듯 시간이 흐른 줄도 모른다. 디테일한 부분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작품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내가 보인다. 나는 곧 나비다. 나비는 예술을 여행하는 아주 달콤한 꿈을 꾸는 중이다. 아트마인과 남경민 작가는 그림이 우리 삶에 더 다양한 모습으로,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영상으로 새롭게 구현했다. 오후의 나른한 빛이 쏟아지는 작가의 아틀리에. 무리 속에서 나비 한 마리가 꿈틀댄다. 나비는 창문을 통해 작가의 방과 방 사이, 시공간을 초월한 무수한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아트 영상에 사용된 남경민 작가의 회화 작품들

창1 (Window I) 2000. Oil on canvas. 72.5Ⅹ60cm
창1 (Window I) 2000. Oil on canvas. 72.5Ⅹ60cm
내면의 풍경을 거닐다(Walking on he Mindscape) 2011. Oil on Linen. 112Ⅹ194cm
내면의 풍경을 거닐다(Walking on he Mindscape) 2011. Oil on Linen. 112Ⅹ194cm
마그리트에 대한 생각에 잠기다 (Thinking of Magritte) 2006. Oil on canvas
마그리트에 대한 생각에 잠기다 (Thinking of Magritte) 2006. Oil on canvas
고흐의 아를르 침실 (Gogh's  Bedroom in Arles) 2007. oil on linen. 96x130.5cm
고흐의 아를르 침실 (Gogh's Bedroom in Arles) 2007. oil on linen. 96x130.5cm
모네와 N 빛과 색에 대해 이야기하다 (Monet and N are talking about Light and color) 2006. Oil on linen.145x224cm
모네와 N 빛과 색에 대해 이야기하다 (Monet and N are talking about Light and color) 2006. Oil on linen.145x224cm
화가의 서재 - 마네에서 워홀까지 (Artists' Library- from Manet to  Warhooil) 2008. on linen. 200x750cm
화가의 서재 - 마네에서 워홀까지 (Artists' Library- from Manet to Warhooil) 2008. on linen. 200x750cm

회화 작가 남경민
자신과의 기나긴 사투 속에 하나의 '세상'을 낳는 작업실은 작가들에게 집 이상의 특별한 공간이다. 그곳은 한 예술가의 세계관과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긴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라 할 만하다. 작가들의 작업실을 들여다보는 일이 늘 즐거운 것은 이 때문이다. 남경민은 자신만의 상상력을 더해 '화가들의 공간'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는 회화 작가다. 덕성여대 예술대학 학부와 동 대학원 서양학과를 졸업한 뒤 2006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구글아트프로젝트 페인팅 작가로 참여했으며, 미국 대사관저 하비브하우스, 갤러리현대, 사비나 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다.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작가가 치밀하게 계산한 섬세한 미학적 오브제들이 흥미롭다. 초상화를 그리는 고흐의 작업실에는 해바라기가 걸려있고, 세잔의 작업실로 추정되는 공간에는 <카드 게임을 하는 사람들>과 정물화가 걸려있고, 정물화의 시초가 된 세잔의 새빨간 사과들이 테이블에 어지러이 놓여있는 식이다. 끊임없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우리에게 말을 거는 남경민 작가의 작품에는 노란 나비가 종종 등장해 시공간이 다른 작품들을 연결하는 주요 역할을 한다. 국리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영은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등에 주요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글_ 박나리 (매거진 <아트마인> 콘텐츠 디렉터)
영상_ 오채영 (스파클링 스튜디오)
작가_ 남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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