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개인 컬렉터, 장 피고치. 지난 7월 뉴욕 현대미술관에 아프리카 현대미술 작품 45점을 기증한 장 피고치의 소장품이 이번에는 갤러리 무르친스카와 만났다.
WRITE 장용성(매거진 아트마인 독일 통신원) PHOTOGRAPHY Galerie Gmurzynska

지난 7월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에 45점의 아프리카 현대미술작품이 기증되었다. 기증자는 사업가이자 개인 미술 소장가이며 그 자신이 사진작가이기도 한 장 피고치(Jean Pigozzi). 그가 처음 아프리카 예술작품에 눈을 뜬 것은 파리의 퐁피두 센터에서 1989년에 열리 전시 <대지의 마술사(Magiciens de la Terre)>였으며, 그때부터 열정과 헌신을 가지고 큐레이터 안드레 마그닌(André Magnin)과 함께 아프리카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집했다. 이제 피고치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개인 컬렉터가 되었다.
그의 소장품이 이번에는 갤러리 무르친스카(Galerie Gmurzynska)와 만났다. 1965년 쾰른에서 시작한 갤러리 무르친스카는 당시 아방가르드 미술과 관련한 전시와 출판에 있어서 중요한 공간이었다. 아프리카 예술은 넓은 의미에서 현대미술의 중요한 두 사조였던 초현실주의와 다다이즘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끼쳤다. 그런 의미에서 갤러리 무르친스카는 피고치의 아프리카 미술 소장품 전시를 기획하며 동시대 미술 속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만한 작가들 중 하나는 MoMA에도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서아프리카 베냉 출신의 조각가 로무알드 하주메(Romuald Hazoume, 1962-)이다. ‘canister masks’ 연작으로 유명해진 그의 가면들은 비정상적인 세상이 담고 있는 극단적인 해석을 통해 매일의 삶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회화에서는 콩고 출신의 화가 모케(Moké, 1950-2001)와 쉐리 삼바(Chéri Samba, 1956-)가 눈에 띈다. 특히 삼바는 킨샤자(Kinshasa)에서 나타난 활기차고 다색적인 예술운동인 ’자이르 민속 회화 학교(Zaire Schooll of Popular Painting)‘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피고치는 이렇게 말했다. ”소장품을 모으면서 저는 가능한 한 아프리카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는 적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들의 시각적인 풍부함, 호화로운 자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같은 행복한 아프리카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항상 이야기해왔습니다. 제가 아프리카의 시각적인 대사가 되고 싶다고요.”
이번 전시는 전직 그랑 팔래(Grand Palais)의 큐레이터였던 제롬 뉴트레 박사(Dr. Jéròme Neutres)가 기획했으며, 스위스에서는 처음으로 피고치의 유명한 소장품을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예술가들이 가진 넓은 스펙트럼의 창작과 다양한 표현 방식들을 볼 수 있는 전시 <아프리카의 표현들(Expressions d’Afrique)>은12월 21일까지 취리히에 위치한 갤러리 무르친스카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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