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무대에 한국 현대 작품의 아름다움을 꾸준히 소개해 온 글로벌 아트 비즈니스 플랫폼 ‘아트마이닝’이 올 여름, 명동 레스케이프 호텔 (L’Escape) 내 ‘아트룸’을 선보였다. 7월 5일부터 9월 1일까지, 호텔 25층 코너 스위트 룸 2505호가 ‘ART & CULTURE’ 룸으로 탈바꿈했다. ‘팝 & 레트로(POP & RETRO)’ 콘셉트로 라운지, 침실, 화장실 각 공간을 일탈의 영감을 주는 환상적인 작품들로 채운 이색 아트 큐레이션.

WRITE 박나리(매거진 아트마인 콘텐츠 디렉터)  PHOTOGRAPHY 이주연  VIDEO 김햇살

레스케이프 호텔 '아트 앤 컬처 룸' 침실. 유재연 작가의 'palm calling' 작품이 놓인 풍경
레스케이프 호텔 '아트 앤 컬처 룸' 침실. 유재연 작가의 'palm calling' 작품이 놓인 풍경

아트마이닝은 ‘한 여름 밤의 꿈’이라는 테마 아래 국내외 아트씬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신진 & 중견작가 7인의 작품을 엄선했다. 단테의 <신곡>을 모티프로 신화적인 서사를 풀어온 도예가 이윤희, 현대인의 방관자적 모습을 다양한 인간 군상에 담아 내는 섬유 작가 이준, 무심코 흘러가는 일상 속 풍경을 사진으로 ‘그리는’ 정창기, 밤의 양가적 풍경을 주제로 런던과 서울에서 두루 활동하는 유재연, 흘려 쓴 듯한 문구와 사람, 동물 형상을 특유의 강렬한 색채로 완성하는 우국원,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차용한 사진 작업으로 유명한 사타(Sata), 유명 작가들의 작업을 바탕으로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그리는 서상익 작가의 작품까지 총 56점으로 구성했다.

아트 앤 컬처 룸의 라운지 공간. 좌측으로 이준 'Weight of Human', 가운데 서상익 '호크니가 있는 풍경 2', 우측 테이블 위에 이윤희 'SHY AFTERNOON' 도자 작품.
아트 앤 컬처 룸의 라운지 공간. 좌측으로 이준 'Weight of Human', 가운데 서상익 '호크니가 있는 풍경 2', 우측 테이블 위에 이윤희 'SHY AFTERNOON' 도자 작품.

멀리 남산이 내다 보이는 라운지 공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왼쪽 창가에 비치된 서상익 작가의 ‘호크니가 있는 풍경 2’. 가로 세로 1m가 훌쩍 넘는 이 작품은 현존 최고의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포스터 앞에 선 두 남녀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유의 밝고 경쾌한 호크니 화풍 앞에 미술 관람을 고민하는 커플의 뒷모습이 마치 ‘한 여름 밤 아트 여정’을 꿈꾸는 우리의 모습을 닮았다. 그 옆으로 팝 아트 관련 서적을 비치해 멀리 남산 풍경 아래 ‘아트북’을 정독할 수 있는 리딩 테이블을 비치했다. ‘프렌치 무드’를 컨셉으로 하는 레스케이프 호텔 객실은 로맨틱한 플로럴 패턴 벽지로도 유명하다. 이윤희 작가의 ‘SHY AFTERNOON’ ‘QUEEN OF NIGHT’ 도자 작품은 본디 코너 스위트 룸에 비치된 것이라 해도 믿을 만큼 플로럴 패턴 벽지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윤희 작가는 모든 번뇌에 얽힌 고통의 세계로부터 이상형의 세상에 도달하기 위한 소녀의 여정을 작업하는데, 그 방대한 서사를 여러 층위, 파편화된 도자 형상으로 쌓아 올린 작품들은 초현실적인 매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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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공간 한켠에 전시 주제인 팝 아트 관련 도서를 비치해 잠시 쉬어갈 휴식의 공간을 마련했다. 테이블 우측에 놓인 작품은 이윤희 작가의 'QUEEN OF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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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이준 'Weight of Human #5' (우) 라운지룸 선반은 이준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해 위트를 더한다.

마치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작품이 연상되는 사타 작가의 LED 회화작품 'Pulsar Night Bug Ns 29-50 (Ver 1/3)'
마치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작품이 연상되는 사타 작가의 LED 회화작품 'Pulsar Night Bug Ns 29-50 (Ver 1/3)'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아늑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호텔룸의 ‘하이라이트’ 공간인 침실은 어떤가? 고요와 외로움, 환상과 어둠 같은 밤의 양가적 심상을 ‘나이트 워커(Night Walker’ 시리즈로 표현해온 유재연 작가의 작품으로 채웠다. 꿈인듯 현실 같은, 일상적이면서도 만화 같은 '밤의 산책자'로서의 소년을 모티프로 회화 4점, 직접 2D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완성한 아트 비디오 ‘Night Skater’가 그것. 작품 속 소년은 푸른 밤 휴대폰을 보며 밤의 산책을 즐기고, 노란 달빛 아래 나무 기둥에 기대 앉아 독서를 즐긴다. 침대 발치에 걸린 TV 모니터를 통해 재생되는 유재연 작가의 아트 영상에는 푸른 달빛 아래 신나게 스케이트를 즐기는 소년, 밤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동별, 호숫가에 빼꼼이 얼굴을 드러낸 정체불명 생명체의 눈망울과 밤 사이 피고짐을 반복하는 기괴한 꽃, 언뜻 평화로운 밤의 고요 속에 무리지어 윙윙대는 곤충과 벌레들이 교차 편집된다.

유재연 작가의 '나이트 워커' 시리즈로 꾸민 Bed Room. 좌측부터 순서대로 'Lake Stroller', 'Night Skater_Moon', 'Moon Reader'
유재연 작가의 '나이트 워커' 시리즈로 꾸민 Bed Room. 좌측부터 순서대로 'Lake Stroller', 'Night Skater_Moon', 'Moon Reader'

욕조와 세면대가 놓인 화장실 공간 또한 한 여름 밤의 아트 기행과 어울린다. ‘블랙 앤 화이트’ 격자무늬 타일과 골드빛 마감재가 특징인 코너 스위트 룸 욕실에는 모던한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정창기 작가의 사진 ‘Grandmas Moment’가 눈길을 끈다. 욕조 위에 올린, 이준 작가의 ‘Witness’ 조형물은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사람의 머리를 실로 작업한 텍스타일 조형물로 위트가 넘친다. 한쪽에 길게 세워진 높이 2M의 서핑 보드는 우국원 작가의 따끈따끈한 신작. 실제 서핑 보드를 캔버스 삼아 서핑과 바다에 관한 특유의 위트 넘치는 활자 메시지에 담은 작품. 아트마이닝이 우국원 작가의 회화 작품을 활용해 제작한 ‘아트 영상’과 함께 연출해 객실 화장실을 위트 넘치는 전시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욕조와 샤워부스가 놓인 restroom 공간은 또 하나의 근사한 아트씬을 연출한다. 좌측으로 이준 'Witness', 가운데 정창기 'Grandmas Moment', 우측에 우국원 작가의 '서핑보드' 회화작품
욕조와 샤워부스가 놓인 restroom 공간은 또 하나의 근사한 아트씬을 연출한다. 좌측으로 이준 'Witness', 가운데 정창기 'Grandmas Moment', 우측에 우국원 작가의 '서핑보드' 회화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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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우국원 작가의 회화 작품을 소재로 아트마이닝이 제작한 '아트 필름' 영상은 서핑보드와 함께 어우러져 한 여름 '아트 호캉스'를 극대화한다.

‘한 여름 밤의 꿈’을 주제로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회화, 조각, 설치작품, 영상 등으로 구성한 레스케이프 '아트 앤 컬처 룸'은 일탈과 휴식의 공간이 예술을 만나 근사한 영감의 장소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더위 속 일상의 피로가 짙어지는 여름, 꿈처럼 아득하고 환상적인 작품과 함께 잠시 아트 바캉스를 즐겨봐도 좋겠다.

POT ART & CULTURE ROOM
기간  7월 5일(금) ~ 9월 1일(일) 10:30 – 19:30/ 매주 월요일 휴무
*전시는 레스케이프 호텔 서머 패키지 이용 고객에 한해 관람 가능합니다.
단, 작품 구입 목적의 방문 시 이메일(art-mining@art-mining.com)을 통해 신청 하시면 담당자가 연락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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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ARTMINING – magazine ARTMINE / 이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