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사로잡은 결정적인 작품 베스트 10

앤 에이지의 작품을 보고 있는 척 클로스.
1. 앤 에이지(Ann Agee): PPOW Gallery, Main Section, Booth E3
브루클린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비주얼 아티스트 앤 에이지(Ann Agee). PPOW 갤러리 부스를 통해 보여준 작품 ‘Hand Warmer’(2017~2018)는 신체가 불편함에도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하이퍼 리얼리즘 페인터이자 포토그래퍼 척 클로스(Chuck Close)의 휠체어도 멈추게 했다. 우연히 부스에서 척 클로스를 만났는데, 휠체어에 앉은 채 앤 에이지의 아기자기한 신발 작품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었다. 200여 점의 세라믹 작품이 화려한 디너 테이블처럼 테이블에 진열되어 있었는데, 일부는 사실적으로, 일부는 매우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그녀는 작품에 로고 ‘Agee Mfg(Agee Manufacturing Co.의 축약)’를 새기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프리즈에서는 작품 소비의 대중성을 위한 작가들의 노력을 흔히 볼 수 있었다.

No Title(folding table and chairs, green), 2008, paint, metal, and fabric, overall dimensions variable © Robert Therrien/Artists Rights Society(ARS), New York, 테이블: 96x120x120 in.(243.8x304.8x304.8cm), 의자: 104x64x72 in.(264.1x162.6x182.9 cm)
2. 로버트 세리엔(Robert Therrien): Gagosian Gallery, Booth D14
작품을 보자마자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브로드 박물관(The Broad)의 소장품 ‘Under the Table of Robert Therrien’(1994)이 떠올랐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865)처럼 관람객들은 거대한 테이블 아래에서 걸어 다니며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다들 셀카를 찍으며 작품의 일부가 되기를 자처했다. 이처럼 로버트 세리엔이 시도하는 규모에 대한 실험은 심리적 차원을 건드리고 해체하는 일이다. 테이블, 의자 다리 사이를 걸어 다니며 탐색하는 일은 어린 시절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친숙한 물건임에도 평상시 볼 수 없었던 부분의 확대된 구조를 탐색하게 되는,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Self Portrait IV, 25 March 2012, 2012, iPad drawing printed on paper, 37” x 28” (94cm x 71.1cm), Edition of 25
3.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Pace Gallery, Main Section, Booth B2
최근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회고전과 LA 카운티 미술관(LA County Museum of Art)에서 전시 중인 <82개 초상화와 한 정물화> 전시를 보지 못한 이들에게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 부스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요즘 데이비드 호크니는 아이패드나 아이폰으로 과거의 작품을 사진으로 찍거나 하는 식의 디지털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디지털 작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단지 그는 아이패드를 캔버스 대신 작품을 만드는 자료로 사용할 뿐이라고. 부스에서는 아이패드 내 앱(브러시, 스타일러스 등)과 디지털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담배, 꽃, 정물, 초상화 그림 작품을 전시했다. 이 작품들은 각 작품 당 2만 6000달러로 책정되었는데, 공개되자마자 대부분 팔렸다! 5월 12일까지 첼시의 웨스트 25번가 페이스갤러리에서 못다 한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Jaqueline Kiyomi Goldon - Cold World Cycles Warm Installation Photo at Frieze NY 2018
4. 재클린 키요미 고든(Jaqueline Kiyomi Goldon): Frame Section, Booth FR14
로스앤젤레스 출신 작가 재클린 키요미 고든은 “우리는 소리를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느낀다”라고 말한다. 프리즈 뉴욕에서 소개한 그녀의 작업은 페어장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를 녹음한 후 다시 관객에게 전해지는 음향 작업이다. 소리는 부스 밖에 설치된 마이크로 모은 페어장 내의 소리를 녹음하고, 디지털 프로그래밍으로 통해 소리를 분리한 후 2개의 조각상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되었다. 두 조각품은 양모와 다른 천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방음 자재로 쓰이는 직물과 비슷한 형태를 보여주면서 ‘흡수성’을 강조하는 의미로도 쓰였다. 그녀가 이름 붙인 ‘Sound Body, Sound Mind’의 의미처럼 마음까지 울리는 작품이었다.


라라 슈니트거의 라이브 퍼포먼스.
5. 라라 슈니트거(Lara Schnitger): Anton Kern Gallery, Booth L2 Live
라라 슈니트거(Lara Schnitger)의 작품 ’Suffragette City’는 자원 봉사자들이 작가가 직접 만든 패브릭 배너를 들고 행진하는 퍼포먼스 작업이다. 그녀는 여성 권리를 위한 시위를 통해 그 주위와 공간을 활성화하고 참가자들이 ‘속삭이는 네트워크(whisper network)’를 통해 청중과 직접 소통하도록 격려해 대화를 도모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저항 의식과 여성 복장 규정의 역사에 대한 개념을 융합한 퍼포먼스다. 언어(외치는 구호)와 작품(작가의 패브릭 배너), 그리고 관중의 참여를 통한 융합적인 작품이 혼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부스에 놓인 조형물은 퍼포먼스에 이후에 진열 되었다. 프리즈 뉴욕에서도 최근 여성 작가나 페미니즘 운동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볼 수 있었다.

<200명의 여성들(200 Women Photo Exhibition)> 사진 전시, Installation View
6. <200명의 여성들(200 Women Photo Exhibition)> 사진 전시: BMW Lounge
<200명의 여성들> 전시는 BMW 7 시리즈 차량의 VIP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BMW 라운지에서 열렸다. 이는 국적, 인종, 종교, 지위 또는 유명 인사 여부에 관계없이 200명의 여성을 섭외해 사진을 찍고, 여성들이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에 관련된 다섯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받는 200명의 인터뷰를 비디오로 녹화해 전달했다. 우리는 이제 세계를 보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라운지 내에는 최신 BMW i8 Roadster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작품만큼이나 사람들이 관심이 쏠렸다. 미술 수집뿐 아니라 차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이 부스에 오래 머물기를 원했다.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 BMW i8 Roadster도 또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마에카와 쓰요시 전시 설치 사진, the courtesy of Axel Vervoordt Gallery
7. 마에카와 쓰요시(Tsuyoshi Maekawa): Axel Vervoordt Gallery, Main Section, Booth F9
1936년생 일본 출신 아티스트 마에카와 쓰요시(Tsuyoshi Maekawa)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활동한 구타이 미술협회(Gutai Art Association) 출신이다. 구타이 미술협회는 과거의 방식을 탈피한, 아방가르드 정신과 독창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창조하는 것을 지향했다. 마에카와는 삼베와 대마 천을 꿰매는 독특한 기법으로 주목을 끌었다. 과거 주목받지 못했던 작가들을 조명하는 트렌드에 따라 최근 마에카와 쓰요시가 다시 관심을 얻고 있다. 프리즈 뉴욕에서는 악셀 베르보르트 갤러리(Axel Vervoordt Gallery)가 마에카와가 구타이 미술협회에서 한창 활동하던 1963년에 제작한 작품을 전시했다.

8. 발레스카 소아레스(Valeska Soares): Alexander Gray Associates, Main Section, Booth A1
1957년 브라질 태생의 여성 작가 발레스카 소아레스(Valeska Soares)는 젊은 시절부터 시, 문학, 영화, 심리학, 신화 등을 공부하고 접하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전공은 건축학이다. 이런 성장 배경과 다양한 문화적 관심은 아트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는데, 그녀의 작품에서는 역사와 공간적 구성을 모두 볼 수 있다. 그녀의 작업은 지리, 문화, 국가 정체성, 규율 등 세계의 여러 문제를 담고 있다. 프리즈 뉴욕에서 소개한 작품은 옛날 빈티지 유화 캔버스를 이용해 페인팅을 한 작품이다. 기존 페인팅의 이미지와 의미를 해체하고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부여한다. 발레스카 소아레스의 작품은 포티스 달로이아 & 가브리엘 D15(Fortes D’Aloia & Gabriel D15) 부스에도 볼 수 있었다.

Mestre Didi, Strips of cane, painted leather, colored beads and sea shells, size varies, installation view
9. 메스트레 디디(Mestre Didi): Galeria Marilia Razuk, Spotlight, Booth SP4
브라질 출신 메스트레 디디(Mestre Didi)는 조각가이자 작가, 수필가, 큐레이터, 성직자였다. 그는 브라질 문화 예술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아프리카 전통의 신성한 기운에 영감을 받아 완성한 그의 작품은 독창적인 감성과 심오한 예술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브라질에 스며든 우주, 자연적 요소을 해석하고 그것의 신성한 기운을 조형물에 부여했다.

Analia Saban, Graphite cluster #10, 2018, Encaustic and graphite on panel, 147.3x121.9x7.6cm, 58x48x3in.
10. 아날리아 사반(Analia Saban): Spruth Mager Gallery, Main Section, Booth C12
아르헨티나 태생의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인 아날리아 사반(Analia Saban)은 전통적인 그림의 개념을 해부하고 재구성하며 회화와 조각, 이미지와 대상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한다. 일상적인 경험과 관련해 다양한 재료를 탐구하는 그녀의 작품에는 예술 역사에 대한 참고 문헌과 전통에 대한 장난스러운 시도가 담겨 있다. 그녀는 최근 그녀에 대한 세계적 인지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글_이후정(Director of Art All Ways projects, Los Angeles) 담당_계안나(아트마이닝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