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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장미 개인전 ‘트라우마 트릭스터’

사람은 자기 자신이 이해 받으려 하는 것에 비해 얼마만큼 타인을 이해하려고 하는가? 타인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기에 우리는 비교적 편리한 방법을 택한다. 한 두가지의 개념과 단어로 대상을 분류하고, 그 단어가 드러내는 특정한 서술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한국인들의 입에도 오르내렸던 단어, 흔히 트라우마로 가득한 삶, 사회 통합의 저해 요소로 인식되어 온 ‘난민‘에 대한 물음을 제시하는 전시가 저 멀리 베를린에서 한국 작가에 의해 한창이다.

Jang Mee, 1/ 32000, 2019, mixed media, variable size ⓒ Jang Mee and Duskurs Berlin
Jang Mee, 1/ 32000, 2019, mixed media, variable size ⓒ Jang Mee and Duskurs Berlin

오랫동안 탈북난민(이하 새터민)의 이야기에 주목해온 작가 장미는 대한민국 사회 속에 존재하는 새터민들을 향한 단일화된 시선과 서술방식에 의문을 던진다. 작가는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새터민들과의 사적 대화와 경험을 작품 속에 글과 이미지로 드러내며, 그들이 ‘탈북 난민‘이라는 단어로 편리하게 분류되어도 되는 무리가 아니라, 독립된 한 개인으로 재고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였던 강을 건너며 한 청년은 자유가 아닌 결혼과 사랑을 꿈꿨다(1/32000, 2019). 난민으로 살아가던 한 청년을 낙담하게 만든 것은 사회 부적응이 아닌 새터민이라는 배경 때문에 애인의 부모로부터 받은 결혼 반대였다(day, month, year, 2019). 한 청년은 남한 사람들의 시선과 차별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두 번이나 바꿔야만 했다(I have three names, 2019).
작가는 독일의 가정집 발코니에 다른 새가 오지 못하도록 세워둔 플라스틱 까마귀 조형물을 보며, 난민들을 향한 내국인의 단일화된 시선, 그리고 그 시선으로 타인을 암묵적으로 쫓아내는 태도를 중첩 시켰다. 어쩌면 트라우마는 난민들만의 것이 아니라 이미 그들을 난민으로 분류하고 단일화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 사람의 것일지도 모른다. 난민이라는 타자에 대한 태도 속에 드러나는 아이러니와 양가감정이 장미 작가의 전시 트라우마 트릭스터를 채우고 있었다.

Trauma Trickster, Installation view ⓒ Jang Mee and Duskurs Berlin
Trauma Trickster, Installation view ⓒ Jang Mee and Duskurs Berlin
Trauma Trickster, Installation view ⓒ Jang Mee and Duskurs Berlin
Trauma Trickster, Installation view ⓒ Jang Mee and Duskurs Berlin

전시 트라우마 트릭스터는 대구문화재단의 연구지원금을 받아 지난 1년간 디스쿠어스 베를린DISKURS Berlin의 레지던스 프로그램 DaBe Network에 참여한 작가 장미의 개인전이며 2월 21부터 3월 16일까지 디스쿠어스 베를린에서 열린다.

 

 장용성(매거진 <아트마인> 독일 통신원)
자료제공 아티스트 장미, 디스쿠어스 베를린(www.discursus.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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