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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구현모는 4년 만의 개인전 <후천적 자연Acquired Nature>을 통해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나무, 구름 등 자연의 일부를 빚어낸다.

집 또는 개인적 추억의 장소를 갤러리라는 전시 공간으로 옮겨온다면, 그것을 공예로 풀어낸다면 어떤 모습일까? 구현모는 종이, 나뭇가지, 돌맹이 등 일상적인 자연 소재들을 미적 작품으로 전환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선보여온 작가다. 4년 만에 여는 이번 전시에서 그는 집과 구름, 나무 등을 함축한 오브제를 선보인다. 그가 선택한 아주 사소한 소재들은 전시장이라는 공적인 공간 안에 들어오면서 하나의 완결성을 지닌 오브제로 탈바꿈하는데, 공과 사, 안과 밖, 시공간의 인식을 새롭게 전환한다. <후천적 자연Acquired Nature> 전은 자연의 소재를 사용해 인위적인 공적 산물을 만들어온 작가가 '인공과 자연'이라는 주제를 확장하는 의미있는 전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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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조각 신작부터 작가의 아이디어 단상과 작품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과 마케트maquette(작품의 준비 모형)에 이르기까지 아우른다.

그가 조심스럽게 빚은 산물들은 언뜻 인위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철저히 자연적이다. 들여다볼 수록 복합적인 심상을 주는 흥미로운 작품들에 한참동안 시선이 머물 게 된다. 바람, 달, 구름 등 인간의 삶에 스민 자연의 단상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담아내는데, 새하얀 레진으로 빚은 'Cloud'(2016-2018)는 뭉게뭉게 피어오른 구름의 풍만한 형태를 고스란히 재연한다. 돌 위에 놋쇠만 전통 기와지붕을 얹은 'House(2016)'는 특유의 시적 서정성과 재료에 대한 공감각적 접근방식으로 주목 받아온 구현모 작가의 색채가 집약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이번 전시는 2014 년 PKM 갤러리 개인전 '사직동' 이후 4 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으로 설치와 조각 신작에서부터 작가의 아이디어 단상과 작품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과 마케트(maquette; 작품의 준비 모형)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근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아우른다. 전시는 8월 3일까지 이어진다.

 


 

글_ 박나리 (<아트마인> 콘텐츠 디렉터)
사진 제공_ PKM 02-734-9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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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Cloud, 2016-2018, Urethane, epoxy, acrylic (36 x 40 x 25 cm, Dimension variable) | (우) Object, 2018, Mixed media (Dimension vari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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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Zelkova, 2018, Brass (Dimension variable) | (우) House, 2016, Brass, stone (10 x 10 x 17.6 cm)

 

구현모(Hyunmo, Koo)
홍익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한 작가는 독일로 건너가 드레스덴 예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2002년 파리 시테국제예술공동체에서 주관한 <큐브-네이쳐>를 시작으로 <괴물>(드레스덴 막스 플랑크 연구소, 2010), <달>(갤러리 현대 윈도우 갤러리, 2013) 등 11회의 개인전을 열며 작품세계를 확장해왔다. 2009 막스 플랑크 연구소(MPI-CBG) 미술상을 수상했으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프로젝트, 강정대구현대미술제, Where We Come from and Where We Go(드레스덴) 등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과 독일을 베이스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