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나 대표 명소가 있기 마련이다. 서울 삼성동의 랜드마크는 코엑스 (convention& exhibition center: coex)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코엑스가 지칭하는 것은 각종 문화예술 행사와 전시가 열리는 종합전시장 시설에 한정되지만, 일반적으로 전시장을 포함하여 한국무역회관과 도심공항터미널, 각종 쇼핑몰과 부대시설이 있는 한국종합무역센터 전체를 포괄하는 명사로도 쓰인다. 이곳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는 비즈니스의 중심지인 코엑스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일조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코엑스 IC) ' 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Grand IC)' 이 두 호텔은 삼성동을 찾는 주요 인사들과 많은 방문객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급호텔이다. 고급스럽고 편안한 공간에서 즐기는 휴식에 멋을 더 하기 위해 호텔에 소장된 미술품을 찾아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코엑스 IC와 Grand IC에서 만나볼 수 있는 6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외관, 자료제공 인터컨티넨탈호텔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외관, 자료제공 인터컨티넨탈호텔

#1
이자경, 환희 2000, 레진에폭시, 철, 색도장, 1140 x 365 x 198cm
코엑스 IC 로비에 들어서면 좌측에 시선을 사로잡는 커다란 조형물을 발견할 수 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뚫린 공간을 가로지르는 이 작품은 조각가 이자경이 만든 작품으로 1999년에 설치되었다. 여러 조형요소들이 중첩은 각도에 따라 보이는 이미지가 다르다. 명랑한 색채로 구성된 이 작품은 어두운 색조의 검은 벽면 뒤에 조화롭게 위치하여 공간감을 확장시킴과 동시에 색채 대비를 통해 존재감을 더 공고히 드러내고 있다.

이자경, 환희 2000, 레진에폭시, 철, 색도장, 1140 x 365 x 198cm
이자경, 환희 2000, 레진에폭시, 철, 색도장, 1140 x 365 x 198cm

#2
심영철, RELIFE(1 of 2), 나무&아크릴,100 x 100 cm
코엑스 IC 로비 층에 위치한 브래서리홀 내에는 심영철 작가의 작품 두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조각부터 설치미술, 퍼포먼스와 환경미술에 이르기까지 작업에 있어 넓은 스펙트럼을 보이는 작가 심영철은 주제 역시 다양하게 다룬다. 작가는 작품에 따라 종교적 메시지를 담기도 하고 여성성에 대한 사색을 표현하기도 하며 역사적 사건을 드러내기도 한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설치된 RELIFE 시리즈는 다채로운 삶의 이면을 담은 듯한 여러 나무 캔버스의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심영철, RELIFE(1 of 2), 나무&아크릴,100 x 100 cm
심영철, RELIFE(1 of 2), 나무&아크릴,100 x 100 cm
심영철, RELIFE(2 of 2), 나무&아크릴,100 x 100 cm
심영철, RELIFE(2 of 2), 나무&아크릴,100 x 100 cm

#3
백남준, 파라다이스 나우. 1991, 145 x 190 x 40 cm
코엑스 IC HL층 로비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 위치한 백남준 작가의 1991년작 파라다이스 나우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 빛을 밝히며 조용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로 불리는 작가 백남준은 당시 전자 미디어가 삶의 중심이 되는 사회현상에 주목하였고 실제 TV를 소재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잠시나마 여유를 갖고 작품을 바라보면 예술작품을 매개로 한 소통과 만남을 염원한 작가의 사유가 느껴진다.

백남준,  파라다이스 나우. 1991,  145 x 190 x 40 cm
백남준, 파라다이스 나우. 1991, 145 x 190 x 40 cm

#4
김경원, 기억속의 네버랜드, Mixed media installation
백남준 작가의 작품파라다이스 나우 맞은편엔 김경원 작가의 설치작품 기억 속의 네버랜드가 있다. 작가 겸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작가 김경원은 목조형에 조예가 깊다. 2013년 코엑스 IC에서 개인전 'Never land in the Memory'을 통해 작품을 선보인 적 있는 작가는 이곳 호텔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동심의 환상에 흠뻑 빠지는 기회를 마련한다.

코엑스 IC HL층 로비 올라가는 계단 밑에 설치된 두 점의 작품
코엑스 IC HL층 로비 올라가는 계단 밑에 설치된 두 점의 작품
김경원, 기억속의 네버랜드
김경원, 기억속의 네버랜드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 로비라운지, 자료제공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 로비라운지, 자료제공 인터컨티넨탈호텔

#5
하종현, 접합 86-11, 1986, 119 x 159 cm
인터컨티넨탈 호텔 코엑스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1층 로비에는 추상회화의 거목인 작가 하종현의 작품이 걸려있다. 한국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는 노동이 빚어낸 내면 속 잠재된 정서를 캔버스에 풀어낸다. 캔버스 위에 물감을 얹는 것이 아니라 걸쭉하게 갠 안료를 캔버스 뒤에서 밀어 넣는 '배압법'은 하종현 작가만의 독보적인 작업방식이다. 작가는 캔버스를 단지 평면의 재료가 아닌 하나의 오브제로 여겨 작품 자체의 주제로 드러내고자 했다. 작품의 제목 '접합'은 전면에 드러난 캔버스와 물감의 물성과 조화를 충분히 느끼도록 도움을 준다.

하종현, 접합 86-11, 1986, 119 x 159 cm
하종현, 접합 86-11, 1986, 119 x 159 cm

#6
김창열, 물방울, 1988, 130 x 162 cm
'물방울' 작가로 불리는 김창열 작가는 대중적인 인기와 더불어 국내외 미술계의 미학적 논의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추상화 형식을 띄었던 초기작은 점차 그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인 물방울이란 소재를 극사실적으로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가까이에서 보면 그저 물감 덩어리일 뿐이지만 멀리서 바라볼수록 물감은 생생히 살아나 금방이라도 흐를 듯한 물방울로 변모한다. 현대미술의 큰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는 김창열 작가의 작품 '물방울' 역시 Grand IC 1C층 로비 메인복도에서 감상할 수 있다. 

 Grand IC 1F 로비 메인복도에서 볼 수 있는 김창열 작가의 그림
Grand IC 1F 로비 메인복도에서 볼 수 있는 김창열 작가의 그림
김창열, 물방울, 1988, 130 x 162 cm
김창열, 물방울, 1988, 130 x 162 cm

 이보현 (매거진 <아트마인> 콘텐츠 에디터)
사진 및 자료제공_ 인터컨티넨탈호텔 (https://www.intercontinent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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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이미지 © 인터컨티넨탈호텔– ARTMINING, SEOUL, 2019
PHOTO © ARTMINING – magazine ARTMINE / 인터컨티넨탈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