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NOW 2019
유럽 유일의 아시아 아트페어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아시아 나우'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아시아 현대미술을 다루는 아트페어로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아시아 아트에만 국한된 소규모 페어이지만, 올해 방문객은 19,800명에 이른다. 매년 놀라운 성장속도를 기록하고 있는 이곳에 올해는 전세계 55개 갤러리, 200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선전도 눈부시다.
2015년을 시작으로 올해 5회째를 맞이하는 아시아 나우(Asia Now)는 현재 유럽에서 유일하게 아시아 현대 예술을 다루는 아트 페어로서 유럽미술 시장에서 확실하게 그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프랑스의 슈퍼 컬렉터 클로드 팡(Claude Fain)과 그의 딸이자 컬렉터인 알렉산드르 팡(Alexandre Fain)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전세계 유명 비엔날레에서 아시아 현대 예술이 활발히 소개되는 반면 유럽의 아트 페어 즉, 유럽 미술 시장에서는 아시아 예술이 여전히 수면위로 부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계기가 되어 아시아 예술만을 위한 페어를 열기로 결심한다.
아시아 나우는, 첫 회부터 철저히 페어 측에서 참여 갤러리를 선정하는 부티크 아트페어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소규모라 하더라도, 퀄리티 있는 페어로서 일관성을 갖고 컬렉터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2016년부터 자리 잡은 현재의 파리지앵 귀족저택(9 Avenue Hoche, 75008, Paris)은 일반 컨퍼런스 전시공간처럼 넓지는 않지만, 갤러리들이 각자 스타일로 구현한 파리의 아파트 공간과 좁다란 통로들이 컬렉터들과 미술 관계자들로 하여금 작품과 작가, 갤러리스트들과 좀 더 친밀하게 관계 맺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첫 회부터 꾸준히 전세계 비엔날레, 주요 미술 기관과 협업 전시를 하고 있는 아시아 나우는 단순한 아트페어라기보다, 동서양의 갤러리들과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큐레이터들, 미술 애호가 및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에 중점이 있는 페어이다.
매년 프랑스 피악 아트페어 (스위스의 아트바젤, 미국의 엑스포 시카고와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는 아시아 나우는, 피악과의 셔틀 버스 운영으로 10월에 파리로 몰려드는 전 세계 컬렉터들과 미술 관계자들에게 노출도를 극대화 시키는데, 작년 16,000명에 비해 2019년에는 19,800명이 참여하며, 아시아 아트에만 국한된 소규모 아트페어인 점을 고려했을 때 매년 놀라운 성장도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올해 페어는 작년보다 10개 갤러리가 늘어나 전 세계 총 55개 갤러리, 200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는데, 특히나 세계적 대형 갤러리인, 갤러리아 콘티누아(Galleria Continua), 챔버스 파인 아트(Chambers Fine Arts) 베이징 코뮌(Beijing Commune) 야부즈 갤러리(Yavuz Gallery)들이 새롭게 참여하며 페어의 퀄리티를 더욱 공고히 해 주었다. 갤러리아 콘티누아는 현대 중국 아트 씬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인 치우 즈이에(Qiu Zhijie)의 대형 지도 작업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고, 베이징 갤러리 챔버스 파인아트는 전통적 성 역할 고정관념을 재치있게 다루고 있는 중국의 실험 사진작가 픽시 리아오(Pixy Liao)를 소개하며 유럽 컬렉터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녀의 사진 작품은 올해 아시아 나우 얼굴을 대표하는 사진이 되기도 했다. 싱가포르 대형 갤러리 야부즈에서 소개한 필리핀 화가 벤 카브레라(BenCab)의 작품 'Last Dance'는 380,000 달러로(한화 약 4억 4천만원) 판매가 성사되었고, 특히 올해 처음으로 참여한 프랑스 갤러리 캐서린 푸트만(Galerie Catherine Putman)은 일본 작가 케이타 모리(Keita Mori)의 10작품 모두 솔드 아웃시키는 동시에, 컬렉터들의 추가 예약 주문을 받으며 말 그대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싱가포르의 비영리 미술 기관 VADA (Visual Arts Development Association)는 싱가포르 인터섹션 갤러리(Intersections Gallery)와 함께 동양의 풍수를 새롭게 해석한 데지레 샘(Desiree Tham)의 설치작품을 선보였는데, 팔레 드 도쿄 출신 학예사 카이 호리(Khai Hori)의 큐레이팅 아래, 총 19점 중 16점이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선전
당연, 한국 아트의 선전도 만만치 않다. 해외 갤러리에서 소개되는 한국 작가들의 경우, 프랑스 갤러리 마리아 룬드(Galerie Maria Lund)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4명의 한국 작가 이진우, 민정연, 윤지은, Shoi의 작품들을 골고루 판매하며 컬렉터들에게 한국 작가들의 존재감을 공고히 했다. 또한 올해로 3번째 참여하고 있는 벨기에 갤러리 아트로프트 이-보웬 갤러리(Art’Loft/Lee-Bauwens Gallery) 는 김현식 작가와, ‘흙의 시인’으로 불리며 벨기에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김지아나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며 작품 판매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냈다.
한국갤러리의 경우, 첫해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313 아트 프로젝트(313 Art Project)는 아시아 나우를 통해 적극적으로 한국 작가들을 프랑스 시장에 소개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완 작가를 매년 페어에 참여시키며 프랑스 컬렉터들에게 그의 이름을 성공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다. 한국의 더 컬럼스 갤러리(The Columns Gallery)는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인도네시아 작가 헤리 도노(Heri Dono)의 작품을 집중 조명하였고, 꾸준히 아시아 나우에 참여하고 있는 초이&라거 갤러리(CHOI & LAGER Gallery)는 정재호, 이태수, 박경근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또 다른 한국 갤러리, 갤러리소소(Gallery SoSo)는 2016년에 아트 파리 페어에서 만난 알렉산드르 팡으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은 후, 2017년부터 해마다 아시아 나우에서 한국 예술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참여한 5명의 한국 작가 배종헌, 김윤수, 김인겸, 윤상열, 홍범의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데, 갤러리 소소 작가의 작품들과 인문 철학 중심의 프랑스 컬렉터들의 안목이 그 결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하는 금혜원 대표는 프랑스 시장에서 한국 예술의 가능성을 확신한다. 행사가 크지 않음에도 작가들의 작품이 돋보이는 전시가 가능하고, 중요한 컬렉터와 기관들의 참여로 갤러리소소만의 특성을 파리 내에 부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는 금혜원 대표는 내년 아시아 나우에서도 한국 예술을 프랑스에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참여한 갤러리이배 (Gallery LEE&BAE)의 선전 또한 인상적이다. 올해 6월 바젤 볼타 페어에 참여했다가 페어 측에서 당시 참여 작가인 허미회, 배상순, 염진욱 작가의 작품을 본 후 직접 아시아 나우 참여를 제안한 경우이다. 한국 예술, 특히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보다 전도유망한 신진 작가들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에 중점을 둔 배미애 갤러리 대표는 주저 없이 아시아 나우에 참여하였고, 올해 첫 참여에도 불구하고, 허미회, 배상순, 염진욱 세 작가 모두 골고루 판매되며 프랑스 컬렉터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유럽의 진지하고 신중한 컬렉터들을 만나면서 한국 예술의 시장 진출 가능성을 더욱더 확신했다고 말하는 배미에 대표 또한 내년 아시아 나우 참여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한국 작가를 세계에 알리는 사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WRITE & PHOTOGRAPHY 윤해정(매거진 아트마인 프랑스 통신원) IMAGE ASIA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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