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에 한국미술계에 등장한 비디오 아트는 실험과 새로움, 대안의 의미를 가지며 태동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에 '백남준'은 한국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이다. 한국 비디오 아트의 태동과 전개 양상을 조망하는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전은 기술과 영상문화, 과학과 예술, 장치와 서사, 이미지와 개념의 문맥을 오가며 변모하고 진화해온 한국 비디오 아트의 역사를 다각도로 해석한다.
147시간, 약 2주 동안 치즈가 부패하는 과정을 촬영한 함양아의 작업이 보여주듯 '비디오'라는 장치는 '시간성', 즉 '과정'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확장된 차원의 매체이다. '시간 이미지 장치'를 부제로 하는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전시는 국내 비디오 작가 60여 명의 작품 130여 점을 통해 지난 30년의 맥락을 재구성하고 한국 비디오 아트의 독자성을 탐색한다. 단순히 현대미술에 등장한 새로운 매체로서뿐만 아니라, TV, VCR, 비디오 카메라, 컴퓨터 등 대중들에게 '새로운 일상'을 가져다준 미디어 기술의 발달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변모해온 장르가 비디오 아트이다. 전시는 그 과정을 7개의 주제로 구성해 보여준다.
1970년대 국내에서 김구림, 박현기, 김영진, 이강소 등 일군의 작가들에 의해 시작된 '1: 한국 초기 비디오 아트와 실험미술', 조각이나 설치에 영상이 개입되는 장치적 성격의 비디오 조각과 설치가 주류를 이룬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중반까지의 경향을 살피는 '2: 탈 장르 실험과 테크놀로지', '3: 비디오 조각/비디오 키네틱', 신체 미술과 퍼포먼스에 기반을 두고 전개된 1990년대 중후반을 살펴보는 '4: 신체/퍼포먼스/비디오',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국내 및 국제적 쟁점과 역사적 현실을 다룬 비디오 작업들을 선보이는 '5: 사회, 서사, 비디오', 정보통신매체와 영상매체의 확산 속에서 대중문화와 기술이 결합된 작품들을 선보이는 '6: 대중소비문화와 비디오 아트', 비디오 매체가 가진 장치적 특성과 영상매체 특유의 기법 등에 주목한 작업들로 구성된 '7: 싱글채널 비디오, 멀티채널 비디오'이다.
전시는 11월 28일부터 2020년 5월 31일까지 백남준의 상징적인 비디오 설치작품인 '다다익선'이 소장되어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진행된다. 기간 중 배명지, 김형미 학예사와 박화영, 김세진, 육근병, 김해민, 신진식과 함께 하는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되어 있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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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ARTMINING – magazine ARTMINE, 2019 / 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