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으로 만드는 '차이'가 물건의 '차이'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일상 사물을 다루고자 합니다. 일상 소재에 새로운 집을 지어주는 일이죠. 이런 작업을 하려면 지속적으로 시간을 들여야 해서 집 바로 근처에 작업실을 두었어요. 많은 작업을 하지는 않지만, 한 가지 작업도 매번 생각하고 만지며 고민하다 보니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편이죠.

반복해서 손길을 보내고, 눈길을 주고, 애착을 쏟아 이전 것과 다른 공예로 미감을 씌우는 일을 하고 있어요. 

WRITE 계안나 (매거진 <아트마인> 콘텐츠 디렉터) PHOTOGRAPH 이주연 VIDEO 황승헌(매거진 아트마인 영상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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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쓰임을 가진 금속 공예 작품을 소개하는 박성철 작가. 테이블 위 작업 중인 것은 금속 조각을 퍼즐처럼 이어 한 덩어리를 만드는 집합체 연작 작업으로 일본 유학 시절 때부터 해온 작업이다.

박성철 작가의 담백한 공예 작품을 처음 본 것은 조은숙 갤러리에서였다. 만지고, 두들기고, 다듬고, 응시하고, 관조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만들었을,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금속 합이었다. 손과 마음이 빚은 흔적. 합을 매만졌을 때 느껴지는 따스함. 작품에서 풍기는 정겨움은 이후 박성철 작가를 만났을 때도 이어졌다. 그는 수수한 복장으로 순박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예술대학 대학원 미술연구과 미술전공 공예(단금)영역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2004년 한국으로 와 거의 매년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 만큼 한국 금속공예계에서 견고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그지만, 늘 작업이 서투르고 부족하다고 말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거창한 의미를 두는 것을 경계했다. 그저 이것밖에 잘하는 것이 없다는 무심함과 겸손함이 섞인 말투로 조심스럽게 작업에 대한 말을 이어나가곤 했다.  
작업실 역시 겉치레가 없는 소박한 곳이었다. 공장 거리 한 켠, 10평 남짓한 건물 안에 온갖 공구와 작품이 가득 차 있었다. 대부분의 도구는 그가 직접 만든 것이다. 그는 필요에 따라 하나의 작품을 위한 도구를 만들기도 한다. 수백 개가 넘는,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망치가 그의 이고 이였다. 그는 대단한 아티스트가 아니라 진짜 철공소 같은 곳에서 작업한다며 작품을 한쪽으로 치우고 앉을 자리를 마련했다. 작업실 이쪽부터 저쪽까지 만지고, 두들기고, 다듬는 공간이 이어져 있어요. 제 작업은 끊임없는 반복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여러 과정으로 나뉜 작업실 내부를 계속 돌면서 작품을 완성하죠. 사소하게 취급되거나 무시되었던 일상 사물이 제 작품의 소재입니다. 우리 삶 가까이 있는 것일수록 소중하기 때문이에요. 반복하며 표류하는 일상의 소재에 새로운 집을 지어주는 일이 제 작업이고, 공장의 복제가 아닌 숱한 반복을 통해 다듬고 두드리고 절단해 손맛으로 최적의 조형미를 더하는 일, 평범한 일상에 의미를 던지는 것이 공예 작업이라 생각해요.”
짧은 앞머리유니크한 동그란 안경새하얀 와이셔츠 차림이 인상적인 그를 갤러리가 아닌 작업실에서 만나니 현장이 어울리는, 공예가란 생각이 들었다. 짧은 앞머리 헤어스타일은 여전했지만동그란 안경은 금속 작업 과정에 따라 돋보기가 되기도 했고용접할 때는 얼굴 전체를 덮는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티셔츠와 편안한 바지작업용 앞치마는 여기저기 얼룩져 있었다그가 수백 개의 연장 중 하나를 가볍게 들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금속을 내리쳤다. ‘’, 귀에 박히듯 울리는 소리그는 소리만 듣고도 불이 필요한지망치질이 필요한지 결정했다. ‘쉬이익쉬이익거리며 벌겋게 달아오른 금속을 차가운 물에 넣어 식히고다시 1200도의 파란 불꽃에 금속을 데웠다그리고 마스크를 쓰고는 불꽃을 튀겼다뜨겁고시끄럽고무거운고된 노동의 과정을 스태프들은 직접 겪지 않아도 다들 느끼고 있었다그가 기교적인 공예나 예술적인 철학과 씨름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정직한 방식의 반복과 일탈로 작품을 만든다는 것을그의 작품은 혼자만의 사유와 고독한 노동으로 빚어낸 사리 같은 작품이라는 것을그래서 그의 작품은 단단한 마음과 겸손한 생각을 가진 그와 닮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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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매끄러워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았을 때 수 백번 이상의 망치질이 오간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끊임 없는 반복으로 이어지는 미세한 차이. 그런 차이들이 만들어내는 꾸미지 않는 멋을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다. 'A transformation from', 2008, 360mm diame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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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조각을 퍼즐을 맞추듯 다시 이어 붙이는 식으로 작업하는 집합체 연작. 금속 조각의 사면을 안으로 구부려 용접으로 다시 이어 맞추는, 고난한 과정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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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작가가 직접 만든 도구들. 작품마다 다른 도구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나도 같은 모양새가 없는 이 도구가 박성철 작가의 따뜻한 손이자 정이다.

어떤 작업을 하고 계셨나요?
두 가지 방향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친근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작품 또는 보다 많은 비용과 생각을 고려해야 하는 작업. 반복에 의한 작업 또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작업. 제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반복입니다. 반복적인 작업은 미세한 차이를 드러내는데, 제 공예 작업은 그러한 반복과 차이를 담는 과정입니다. 공예가는 그런 작은 차이가 주는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어야 해요.

작가님의 작업은 공예라는 영역에서도 좀 더 차이에 집중한 예술적 미학이 강하게 느껴져요. 작품마다 에디션 번호를 기입한 것도 그렇고요.
공예(工藝)()’는 아트적인 요소. 즉, 작가의 자유분방한 태도라 생각해요. 기계적인 반복에 의한 상품이 아니라 작가의 일탈을 반영한 물건. 멀리서 보면 상품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차이가 느껴지는 예술적 물건이죠. 그래서 예술적 과정을 거친 제 물건에는 모두 에디션 번호가 들어갑니다. 번호 역시 반복이자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죠. 제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쓰임'입니다. 제 작품이 일상용품이라 해도 생활 속에서 그리 쉽게 사용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 작업에 최소한의 쓰임이라는 수식을 붙였죠. 멋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또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큰 기쁨을 줄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자 합니다.

예술적인 기교와 기법이 무척 절제되어 있다는 인상입니다. 특히 도시락, 꽃병 등 일상용품에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들어요. 무심한 멋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작가가 꾸밈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지만, 그 꾸밈을 절제하고 정리하려 합니다. 공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쓰임이라는 의미가 최소한의 역할과 작은 외적 요소만으로 소화되고, 금속 특유의 성질과 그 가능성을 응용한 연속적인 작품을 제작하는 일이죠.

본인의 스타일에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공부하면서 배운 일본식 금속공예 스타일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요?
분명 그런 요소가 있을 겁니다. 미국, 유럽에서 배운 이들과는 다른 일본 스타일의 방식을 배웠으니까요. 일본의 경우 기술과 기법을 중시해서 작가의 예술성, 정교함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제가 미국, 유럽 국가가 아닌 일본을 택한 것도 그런 스타일의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망치를 두드리는 방식부터 사용하는 도구까지 서양 것과 큰 차이가 있어요. 대량생산이 아닌 일품에 가까운 예술적인 금속공예품을 추구하죠. 아무래도 제가 오랫동안 일본에서 공부했으니 그런 영향이 제 작업에 있겠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제 작업이 매우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예를 들어 지금 제가 만들고 있는, 퍼즐처럼 금속 조각을 이어 붙이는 집합체 연작작업을 할 때, 그들은 디자인을 완성한 후 정확한 길이에 따라 판을 자르고 용접하는 반면, 저는 먼저 금속을 잘라 조각을 만든 후 이것저것 조합하는 방식으로 완성하거든요. 방식의 차이로 형태, 질감 등이 달라지는데, 융통성 있게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부분을 무척 놀라워하더라고요. 해외 페어에 참여했을 때 일본의 정교함과 한국의 포용력이 혼합된, 독특한 느낌을 준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도시락, 주전자, 트레이 등 일상 소품 작품을 자주 접했는데, 2017년 조은숙 갤러리에서 열린 <공예> 전시에서는 테이블, 의자 등 대형 작품도 소개하셨어요. 작업실에도 이런 대형 작업이 많네요. 본인 작업의 카테고리를 설명해주세요.
육면체 형태로 크게 작업하는 입체 작품이나 도시락, 주전자, 트레이 등 소품으로 크기로 나눌 수 있는데 정말 크기만 다를 뿐 맥락은 같습니다. 반복과 차이의 개념을 보여주죠. 저에게 매력적인 작업은 아무래도 큰 작업입니다. 작업실 규모는 작지만 이곳에서 대형 작업을 모두 소화하고 있어요.
 
옻칠도 시도하셨어요.
일상생활에서 좀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옻칠을 시도한 것이지, 전문적으로 옻칠을 공부하거나 이 재료를 파고들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옻칠 재료상에서 몇 가지 재료를 구입해 완성된 재료 표면에 바른다는 개념으로 사용할 뿐이죠. 금속에 옻칠을 하는 방법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느낌의 작업으로 끝맺는 경우가 많아요. 이처럼 금속에 옻칠을 더하는 것이 박성철 작가의 스타일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렇게 규정되고 싶지는 않아요. 금속을 기반으로 옻칠뿐 아니라 여러 소재를 작품에 사용하고자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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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이 달궈지고, 식고, 다시 달궈지며 모양을 갖추는 연금술 같은 일이 작업실에는 연일 일어난다. 박성철 작가는 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하기보다 소수의 작품을 시간과 공을 들여 하는 편이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데, 공예가로서 가져야 하는 바른 마음과 자세를 생각하며 금속판을 만지고 두드려 작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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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작가의 작품은 주로 도시락, 트레이 등 작은 소품으로 잘 알려졌지만, 의자, 테이블 등 대형 작업을 하고 있고, 이런 작업을 더욱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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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인천 간석동 집 근처에 작업실을 구했다. 작업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늘 작업 생각에 매달린다는 박성철 작가.

작가님의 이력을 보면 대학교 학부부터 금속공예를 선택하셨어요. 일본 동경예술대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하신 걸 보면 금속 재료에 푹 빠지신 것 같아요
금속이란 재료가 주는 대단한 매력이 있기에 지금까지 왔겠지만, 금속이 최고의 재료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재료든 특유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사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것이 불인데, 그 불(열에너지) 덕분에 금속, 그중에서도 철이 발전했습니다. 제가 금속에서 가장 매료된 부분은 바로 딱딱함이에요. 저는 인간의 성향이 매우 무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반대되는 성질의 객체가 서로 규합하고 공유하는 과정, 금속과 손이 만나서 이루어내는 결과를 좋아합니다.

일본 유학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어떤 분위기였나요?
사실 많은 고민을 하고 한국으로 왔어요. 일본에서 공부할 때는 생활 속에서 직접 사용하는 물건이 아닌 기법과 기술을 응용한 작품의 완성에 깊이 빠져 있었고, 그 내용으로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한 작업에만 매달렸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서는 여러모로 많은 변화가 있었죠. 한 가정의 가장으로, 또한 작가로 살아가야 했기에 판매 가능한 작은 작품과 그동안 제가 해온 큰 작업을 병행해야 했죠. 또 제 작업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일본 공예 작품의 분위기 또한 쉽게 벗어지지 않아서 나름의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한국 내 현대 금속공예의 역사는 대략  15년 남짓이라 합니다. 하지만 최근 금속공예 전문 갤러리와 관련 전시도 점점 많이 눈에 띄고, 해외에서 한국 금속공예 작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있는 시점인 것 같아요. 1세대 유학파들이 많은 선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사그라진 금속공예 분야의 불을 다시 지피기 위해, 컨텀퍼러리 공예 작품으로 다가서기 위해 많은 작가들이 해외 유학을 가고 있습니다. 주로 미국, 독일 쪽으로 많이 갔고, 일본으로도 몇몇 작가가 건너갔죠. 나라마다 가르치는 방법과 결과물이 무척 다른데, 일본에서는 주로 기법, 기술을 중심으로 가르치죠. 많은 공예가들이 완벽한 공예품을 만들기를 소망합니다. 최근 아트 시장의 금속 공예 전시는 만드는 방법보다 만드는 이유와 작가의 철학에 무게감을 두는 편인데, 일본에서 제가 배운 것은 공예의 기본적인 정신입니다. 일본 도쿄예술대학교에서 함께 공부한 일본 친구들은 자신의 작업에 무척 진지하게 임했죠. 물론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변해가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공예 정신에 충실하고자 하는 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요즘 한국의 금속공예 관련 전시를 보면 공예 기법과 기술에서 시작된 예술 작품도 만들어야 하는데, 공예에서 시작한 디자인화된 물건만 생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한국 공예는 공예 자체로 발전해야 하지 않고 그저 모티브만 따와 산업화하고 시스템화하려는 것이 우려됩니다자본과 설비를 통해 대량생산하기 시작하면, 결국 공예가 아닌 것이 되거든요. 기계적인 반복 과정으로 탄생하는 공예는 공예라 할 수 없지요. 기계가 아닌  손에 의한 복제, 공예가가 시도하는 치열하고 지리멸렬한 반복으로 만드는 차이가 생활공간에서 새로운 의미(차이)가 된다는 것을 제 작품을 통해 더 알리고 싶어요. 저는 일상 사물을 만들고자 합니다. 일상 소재에 새로운 집을 지어주는 일이죠. 이런 작업을 하려면 지속적으로 시간을 들여야 해서, 집 바로 근처에 작업실을 두었어요. 많은 작업을 하지는 않지만, 한 가지 작업도 매번 생각하고 만지며 고민하다 보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편입니다. 반복해서 손길을 보내고, 눈길을 주고, 애착을 쏟아 이전 것과 다른 공예로 미감을 씌우는 일을 하고 있어요.   

매번 갤러리 때마다 작품이 서투르고 미숙하다고 말씀하시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이 너무 높은 것 아닐까요? 때론 작가님이 이야기하시는 작은 차이도 일반인이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작품들은 정통적인 공예품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매번 개인전을 할 때마다 여전히 서투르고 미숙하고아쉬움이 남습니다. 정교함, 금속공예 작품다운 깔끔함이 완벽하게 드러나길 바라는데, 결국 제가 끝내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도 남들이 알아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작은 차이를 빚어내려 하는 것. 이것이 제가 공예를 하는 원동력이자 열정이죠. 전시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향한 제 열정을 발견하는 소중한 계기가 됩니다.  매번 개인전을 통해 저 나름 대단히 새로운 작업을 소개하고 있어요그런 차이를 알아주는 이들이 있다면작품에서 제가 남긴 흔적들을 발견하는 이들이 있다면 공예는 반복과 차이를 만드는 과정이런 작은 차이의 아름다움을 찾는 기쁨은보여주는 자와 보는 자가 연결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죠.

그 차이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그저 반복할 뿐입니다. 기계가 아니니 반복 작업을 하면 당연히 차이가 생깁니다. 늘 작업을 할 때며 보이지 않은 낯선 세계에 대한 심미적 호기심이 제 안에서 숨쉬고 있다는 것을 느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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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테이블에서는 용접을, 왼쪽으로는 망치질을, 오른쪽으로는 판금 작업을 하는 불꽃이 인다. 작은 작업실 내 360도 모든 구역이 다른 작업을 위한 작업 도구들로 배치되어 있다. 박성철 작가는 작업 내부를 오가며 같은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면서 작업을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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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판금 작업대 옆에는 좀 더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 테이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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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사람의 일상 속에서 오래 동안 머물며 자주 쓰이고, 자주 관찰되기를 바란다. 그런 긴 인연 속에서 작품의 멋이 조용히 번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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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작가의 작품은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서 보는 느낌이 다르다. 가까이 보면 더욱 달라보이고 예술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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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360mm에서 시작한 변형들, 2007년 작품.

박성철 작가를 지지하는 다수의 컬렉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작품을 구입하고 사용해주는 컬렉터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한국에서 처음 개인전을 했을 때 가장 큰 작품을 구입한 분이 아직도 꾸준히 제 작업을 수집하고 계시는데, 긴 시간 이어온 인연이라 그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제 작품은 첫인상에 끌리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자주 보고, 만지고,오랜 시간 사용해야 봐야 다른 작품과 다른, 친숙함, 안락함, 익숙함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 느껴지죠.컬렉터 중 대부분이 그렇게 말씀하시고, 저 또한 작품을 알아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를 바랍니다. 매번 개인전을 열고 작가를 독려해주는 조은숙 갤러리와도 좋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공예 기법과 기술을 존중하고, 공예의 기본 정신에 대해 이해하는 분들과의 인연 속에서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현재 백석대학교 디자인영상학부 공예디자인전공 조교수로서 많은 학생을 지도하시면서 한국 금속공예의 미래가 밝다고 느끼시나요.
지금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해외 유학을 다녀온 저희 세대 정도입니다. 이들이 활발히 자리를 넓혀 줘야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는 판로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칠 때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저 나라마다 어떤 기준과 차이가 있는지 알면 될 뿐, 우리만의 공예 정신과 그에 따른 기법, 기술을 가르치고, 그 안에서 한국만의 정체성을 찾아내는 방법을 가르쳐야죠. 점점 더 많은 공예인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 시기에 무척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앞두고 있는 전시가 있나요.
포스코 1%나눔재단의 후원으로 기획된, 철을 주재료로 하는 작품 발표가 있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개인전은 2020년쯤 열 생각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박성철 작가님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최선을 다해 작업한 후 집에 와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순간. 그런 소박한 시간이 가장 행복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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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공예가 박성철 
Metal Artist Park Soungchuel
작업의 핵심은 반복의 차이다끊임없이 만지고두들기고다듬고응시하는 등 여러 시간을 소요해 작품을 완성하면서 작가의 의도로 생겨나는 차이에 주목한다삶과 가까운 일상용품을 주제로 절제된 꾸밈최소한의 쓰임을 갖춘 금속공예 작품을 만든다그의 작품은 쓰면 쓸수록 쓰임이 느껴지고 손맛이 더해진다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공예가로서 가져야 하는 바른 마음과 자세를 생각하며 금속판을 만지고 두드려 작품을 만든다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공예학과동 대학원 공예학과 금속공예전공 미술학 석사일본 동경예술대학 대학원 미술전공 공예(단금영역 박사과정을 졸업했다현재 백석대학교 디자인영상학부 공예디자인전공 조교수로 있다해외 전시로는 영국 콜레트 2013, 메종 오브제 2014, 2016 등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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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이미지 © 박성철 – ARTMINING, SEOUL, 2018
PHOTO © ARTMINING – magazine ARTMINE / 박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