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영국 서부에 최초의 도예 공동작업 스튜디오를 설립한 도예가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는 100여년전 한국의 도자를 처음 접했다. 그의 눈에 띈 47cm 높이 달 항아리는 바다 건너 영국 땅으로 건너왔고, 전쟁 속에도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보존되었다. 뒷이야기를 담은 기록, 몇 장의 편지와 함께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달 항아리는 현재 한국관 대표 소장품이 되었다. 달 항아리를 눈여겨본 도예가, 그가 설립한 스튜디오··· 그 곳에서 달 항아리를 주제로 한 전시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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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Gi-Seo_Moon-Jar-In-The-Mystery-Of-The-Universe_Image-Paul-Mounsey

영국과 한국 도예가 2인이 달항아리를 주제로 한 전시를 열어 주목받고 있다.
좌측이 미쉘 프랑수아 작가, 오른쪽이 서영기 작가의 작품.

Cornwall to Korea,
Michel Francois & Young-Gi Seo

공동 제작 스튜디오 리치 포터리(Leach Pottery)는 도예 기술 연구와 기록, 출판과 교육, 국제 작가 교류지원 등을 담당하며 영국 도자사의 발전과 함께 했다. 리치 포터리의 멤버였던 미쉘 프랑수아(Michel Francois)는 얼마전 영국 남부 콘월지방 팔머스(Falmouth)에 개인 스튜디오를 열어 지역 목재를 사용한 유약을 연구하고 있다. 유약과 열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찾아가는 일종의 실험을 진행중이다.
한국의 도예가 서영기는 분청과 다완 연구를 거쳐 조선시대 백자에 몰두해 있다. 유연한 불균형, 백자 특유의 따뜻함에 매료되어 전통기법과 형태를 연구하되 시대에 부합하는 해석을 더하는 것이 그의 연구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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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Gi Seo, Korean Teapot, Image @Paul-Mounsey
Young-Gi-Seo_Korean-Chassabal-Teabowl_Image-Paul-Mounsey
Cornwall-to-Korea

2018년 한국에서 시작된 두 작가의 공동작업은 영국에서 계속되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두 도예가가 전혀 다른 환경의 흙과 물, 불을 사용해 조선시대의 백자, 달 항아리에 대해 연구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재료와 기법, 형태와 색감 등 달 항아리가 가지는 특징적 요소에서 영감을 얻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와 가능성을 열어 놓은 다양한 실험을 보여준다. 그들이 해석해낸 생활 도자들은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손발을 맞춰온 팀이 만들어낸 것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자신의 기술과 영감, 주제를 공유하며 작품을 제작한다는 것이 작가들에게는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이들이 교류한 지식과 경험, 자극이 이후의 작업에 어떻게 녹아들지 기대된다. 전시는 영국 콘월지방의 예술도시 세인트 아이브스 리치 포터리에서 10월 2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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