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단비 작가는 소외와 단절이 깊어지는 현대사회를 ‘섬유’와 ‘태피스트리’를 통해 포근하게 품어낸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느낀 사회의 문제들과 감정을 여성이 지닌 시각과 감성으로 따뜻하게 풀어내고 싶었다. ’는 작가는 오랜 여성 노동의 역사를 증거하는 태피스트리를 주된 기법으로 택했다.

WRITE  이보현 (매거진 아트마인 콘텐츠 에디터)  ALL RESOURCES 손단비

손단비 작가는 소외와 단절이 깊어지는 현대사회를 ‘섬유’와 ‘태피스트리’를 통해 포근하게 품어낸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느낀 사회의 문제들과 감정을 여성이 지닌 시각과 감성으로 따뜻하게 풀어내고 싶었다. ’는 작가는 오랜 여성 노동의 역사를 증거하는 태피스트리를 주된 기법으로 택했다. 결핍된 상호 이해와 배려가 한 개인을 부속품으로 전락시키는 현실을 ‘섬유’에 은유해 존중의 마음을 담아 한 올 한 올 엮으며 기억과 감정을 포갠다. 나에게서 너로, 너에게서 우리로,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도출된 손단비 작가의 오브제는 스스로를 “따뜻한 소재와 기법으로 차가운 세상을 이야기하는 예술가”라 칭하는 작가를 증명한다.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 학부와 동 대학원 대학원 섬유미술 석사를 거쳐 동 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 박사 과정 중인 작가는 기술적 측면과 더불어 작업 철학의 깊이를 더해왔다. ‘태피스트리’ 기법으로 작업의 포문을 연 작가는 ‘힘든 길을 걷는다’는 우려 섞인 조언에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조형 언어임을 믿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다. ‘일단 부딪혀보자’는 신념 아래 적극적인 작품활동을 펼쳐온 작가는 최근 국내에서 열리는 ‘공예주간 2019’의 주관사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 개최한 KCDF 갤러리 기획전 <공예실천>의 참가자로 선정되며 실력을 입증했다.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 는 작가는 비주류의 장르를 주류로, 소통의 중심으로 끌어온 선구자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손단비 작가는 사회에 보편적으로 퍼진 이미지와 개념을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대중적인 컵라면, 정을 대표하는 간식인 초코파이,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을 소비로 연결한 보일러 등을 통해 공감을 기반으로 한 위트 넘치는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으로 구현하기까지 예민한 관찰력으로 포착한 상황과 문제들의 주제를 파악하고 짧으면 2개월, 길게는 몇 년씩의 자료조사 기간을 거친다. 작가가 삼는 모티프의 범위가 자신을 넘어 타인의 이야기까지 때문에 오랜 기간을 두고 사건의 본질과 핵심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거듭된 고민 끝에 다양한 생각과 담론을 담은 하나의 상징적 이미지를 도출하면 인고의 시간이 시작된다.  30~50 cm 규모에 달하는 작품은 2개월, 2m 이상의 대형 작업의 경우 1년 이상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다. 타피스트리 특성상 한번 시작된 작업은 과정 도중 변경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자료조사와 개념정리의 시간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작가 손단비는 독특한 태피스트리(Tapestry)작업을 통해
소외된 타자에 대한 인정과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정서와
동시대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젠더적 감수성을 드러낸다."
- 오세원(씨알콜렉티브 디렉터)

라바콘 이미지를 차용한 <The objet : Cone(진짜 내 것)>과 더불어 최근 선보인 표지판 <Signpost : South and North Korea> 작업은 작가에게 유난히 특별하다. 분단국가에 사는 시민으로서 정치색을 넘어서 평화를 외치며 ‘우리는 하나의 시작점에서 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가’의 메시지를 담았다.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자신이 탈북민임을 밝히며 . ‘죽을 고비를 넘겨 찾은 한국에서 느끼는 이방인으로써의 소외감을 위로받았다’는 관객과의 일치감은 작가에게 또 다른 위로와 울림이 되었다.

“제 작품이 다루고 있는 메시지가 전시장에 머무는 것이 아닌 관객의 일상에 스며 행동에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는 작가는 예술작품을 통한 진정한 소통을 꿈꾼다. 대중과 새롭고 적극적인 만남을 위해 태피스트리 기법과 키네틱 아트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태피스트리 작품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서로의 삶과 생각에 공감하고 이해할 때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 믿는 손단비 작가는 8월 리오갤러리 전시와 더불어 다수의 그룹전과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손단비, The objet : The frame
손단비, The objet : The frame
손단비, The objet : 초코파이
손단비, The objet : 초코파이
손단비, The objet : Shin Ramyun(소외된 이웃을 위한 오브제)
손단비, The objet : Shin Ramyun(소외된 이웃을 위한 오브제)
손단비, Signpost : South and North Korea, 203x191cm, 실, Tapestry, 2014
손단비, Signpost : South and North Korea, 203x191cm, 실, Tapestr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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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단비 DAN BI SON | Tapestry Artist 
홍익대학교 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 홍익대학교 대학원 섬유미술전공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전공에서 공부했다. 2018 신당창작 아케이드 9기 입주작가로 선정되었으며 ​ 2016 제 9회 로잔느 투 베이징 비엔날레 입선, 2015 전미 타피스트리 협회 ATA International Student Award 2015에서 대상을 수상하였고,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입선하며 태피스트리 기술을 인정받았다.2016년 갤러리 도올에서 초대 개인전 <매우 조심스러운 이야기>, 세오갤러리 <관심: 너와 나>, 스피돔 갤러리 <낯익은 것들의 낯 설음>전에서 개인전을 선보였다.  최근 2019년 KCDF <공예실천>전 작가로 선정되었고 하반기 리오갤러리 전시를 포함한 다수의 전시에 참가할 예정이다. https://www.sondan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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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이미지 © 손단비 – ARTMINING, SEOUL, 2019
PHOTO © ARTMINING – magazine ARTMINE / 손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