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작품 가격을 논할 때 흔히 작가 별 호당 가격을 말한다. 분명 한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잘된 작품이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작품이 있을 것이다. 또한 시대가 변하면서 스타일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작가의 작품을 크기에 비례해서 가격을 설명할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작품을 구입하는 의사결정을 할 때 이 호당 가격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다만, 호당 가격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으려면 좀 더 세분화해서 적용해야 한다.
미술계에 뛰어든 금융맨, 김재욱의 성공적인 아트 테크 포트폴리오 전략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많은 국내 작가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의 블루칩 작가로 떠오른 이우환 화백을 예로 들어보겠다. 이우환 화백은 1960년대 후반 일본 미술계에 새롭게 등장한 모노하 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작가로, 모더니즘을 동양철학으로 재해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의 작품은 간결한 표현과 함께 여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한국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면서도 동시에 아주 현대적이다. 점으로부터 시작해 점이 선이 되고 그 선이 자유로운 바람이 되어 다시금 점으로 돌아가는 그의 작품은, 모든 만물은 점으로 시작한다고 생각한 평생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결국 점은 존재를, 선은 삶을, 그 점과 선이 반복되는 것은 무한한 탄생과 소멸을 의미한다.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에 이 얼마나 멋진 의미 들이 담겨있는가! 이우환 화백의 작품은 공부하고 이해하면 할수록 더욱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후 바람시리즈와 조응(Correspondence), 다이얼로그(Dialogue)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품에 심오한 의미들이 담겨있지만 작품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작품 가격을 논할 때 흔히 작가 별 호당 가격을 말한다. 분명 한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잘된 작품이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작품이 있을 것이다. 또한 시대가 변하면서 스타일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작가의 작품을 크기에 비례해서 가격을 설명할 수 있을까? 당연히 어려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는 작품을 구입하는 의사결정을 할 때 이 호당 가격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다만, 호당 가격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으려면 좀 더 세분화해서 적용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이우환 화백의 작품은 1970년대 초반 ‘점으로부터’, 19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 ‘선으로부터’, 1980년대 초반~90년대 중반 ‘바람시리즈(From Wind, East Wind, With Wind)’,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Correspondence’, 2000년대 중반 이후 ‘Dialogue’로 크게 나뉘어 진다. 이우환 화백의 경우 평생 일관된 철학을 작품에 담고 있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이렇게 다양하게 변해왔다. 스타일이 변하면 1차시장과 2차시장에서 활동하는 딜러, 컬렉터, 평론가들의 평가와 선호 또한 달라진다. 따라서 스타일에 따라 작품 가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이우환 화백의 작품은 호당 가격이 Correspondence, Dialogue, With Wind, From Wind, East Wind,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순으로 높아진다.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내용이기 때문에 분명 차이는 발생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가격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이기에 일부 튀는 가격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또한 동일한 스타일이지만 소재와 이미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차이는 논외로 한다. 이렇게 작가의 작품 스타일 별로 이전 거래기록을 분석해보면 현재 작품을 구입하는 시점에서 일정한 가격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수가 있다.
과거 데이터를 이용한 작가 스타일별 가격 분석을 했다면 이제는 소재와 이미지 등 세부적인 차이에서 발생하는 가격차이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다음 시간에는 작품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에 따라 어떻게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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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 JAE-WOOK KIM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공인회계사(KICPA)를 취득, 회계법인 삼정KPMG에서 투자자문 업무, 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 벨스타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금융맨으로 일하며 아트펀드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며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직접 관련 시장 경험을 위해 간송미술관 운영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투자 가치는 명확히 알지만 근접하기 어려운 '비싼 그림',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공동구매하고 공동소유권을 갖는 벤처기업 (주)열매컴퍼니를 2016년 창업한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통해 투자 모집 7분 만에 구매 완료된 첫 번째 작품인 김환기 화백의 '산월'을 시작으로, 윤형근, 이우환, 박서보, 유영국, 황염수, 문봉선, 도상봉, 김종학 화백 등의 작품을 판매해왔다. 현재 오페라갤러리 한국 디렉터를 겸임 중이며, 행정안전부 지방공기업 평가위원 및 연세대학교 미술품 투자 특강 등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