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욜로(YOLO)’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로, 즉 인생은 한번뿐이니 지금을 즐기자는 뜻이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SNS에 ‘#욜로 해시태그’를 붙여가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삶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는데 동참했다. 더 이전엔 ‘카르페디엠’ 이란 라틴어 단어가 인기였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외치던 ‘CARPEDIEM’ 역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NOW를 강조하던 과거의 두 키워드는 흘러가고 그 자리에 새로운 단어가 들어섰다. 바로 ME를 주장하는 ‘나나랜드’다.

안띠 라이티넨(Antti Laitinen), Voyage, 115x115cm, C-print, 2008
안띠 라이티넨(Antti Laitinen), Voyage, 115x115cm, C-print, 2008

매년 연말과 연초가 되면 한 해의 트렌드 키워드를 뽑아 소개하는 책 <트렌드 코리아>가 서점 한편을 가득 장식한다. 김난도 교수와 연구진이 공저한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올 해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힌 ‘나나랜드’에는 ‘나나랜더’들이 모여 산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궁극의 자기애로 무장한 채 오로지 자신만의 시선으로 오롯이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나나랜더’. 이들의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듯 TV 광고에선 ‘어디서 살든 나답게 살자’라는 문구가 흘러나오고, 김수현 작가가 쓴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100쇄를 훌쩍 넘는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쁘레카(신재은+최진연), 1인가구 사진관, 사진, 촬영용 의자, 인터뷰 기록, 2016-2017
쁘레카(신재은+최진연), 1인가구 사진관, 사진, 촬영용 의자, 인터뷰 기록, 2016-2017
안지산, Everyday, 캔버스에 유채, 210x194cm, 2018
안지산, Everyday, 캔버스에 유채, 210x194cm, 2018

사비나미술관은 이러한 의 사회현상에 주목하여 나답고자 하는 움직임이 지닌 사회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획전 <나나랜드: 나답게 산다 (Na Na Land: It’s My World)>은 종과 장애, 나이의 구분을 뛰어넘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또 너를, 우리를 바라볼 것을 권한다. '가장 나다운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정체성을 찾아온 21명의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나다워지기 위해 도전하는 나나랜더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는 나다움, 1인 체제, 취향을 성별로 구분하지 않는 '젠더뉴트럴(Gender Neutral)', 여성이 자신의 몸을 긍정적으로 여긴다는 의미의 '바디 파지티브(body positive)', 아카이빙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했다. <트렌드 코리아> 의 저자 김난도 교수의 세미나와 '나다움'을 찾는 데 도움을 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역시 준비되어 있으니, 온전히 자신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길 추천한다. <나나랜드: 나답게 산다 (Na Na Land: It’s My World)>전은 오는 3월 14일부터 7월 7일까지, 사비나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보현(매거진 <아트마인> 콘텐츠 에디터)
자료제공 사비나미술관 (http://www.savinamuse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