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을 넘어 아시아 미술의 주요 도시로 급성장한 '부산'. 국제갤러리가 제2의 거점으로 선택한 부산은, 올해 6만 관객이 운집하며 '젊은 기획력'으로 주목받은 <아트부산>과 국제적 규모의 격년제 현대미술제인 <부산비엔날레> 등 유의미한 미술 행사들이 개최되는 도시이다. 해외 대형 갤러리들이 글로벌 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전세계 곳곳에 분점을 개관하는 추세와는 달리 국내 활동만을 고수해왔던 국제갤러리는 왜 '부산'을 선택했을까?

bs1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F1963에 입점한 국제갤러리 부산점 설치 전경

답은, 부산만의 국제성과 지역성에 있다. 1982년 개관한 이래 최초의 분점을 낸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은 “그간 아트 부산 등의 경험을 통해 한국미술에 대한 지역의 열의와 노력을 목격했다. 부산도 고유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국미술의 또 다른 국면과 발전을 보여주는 아시아 미술의 주요 도시로 자리잡을 것이라 기대하며, 국제갤러리가 이에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상반기 <아트 부산> 참가, 하반기에는 <대구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등 영남 지역에서 꾸준히 국내외 유명 작가들과 작품을 소개해온 국제갤러리는, 앞으로 부산점만의 공간 특성을 고려해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국내외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에서 새로운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2

아트바젤 홍콩 선정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송보영 이사가 학예실을 총괄하고 있는 국제갤러리는 전세계 유명 아트페어 등의 행사에 꾸준히 참가하며 국내외 작가들을 소개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이 입점한 F1963은 2014년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전시 공간으로 사용된 계기로 2016년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1963년부터 고려제강 와이어 생산공장으로, 2008년부터는 창고로 사용하던 공간을 예술을 매개로 '재생'한 것이다. 연간 1백만 명 이상이 찾는 부산의 주요 명소가 된 대중적인 복합문화예술공간인 F1963에 입점한 국제갤러리는 해당 지역의 미술 애호가들은 물론 지역 시민과 더욱 가까워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3

8월 24일 개관한 국제갤러리 부산점은 새로운 거점을 열며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세계적인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내 작가로는 이우환의 1979년작 <From Line (No. 790105)>, 권영우의 1986년작 <Untitled>, 박서보와 하종현 작가의 최신작 등 단색화 거장의 작품부터 문성식의 대형 페인팅 <밤>, 한 땀 한 땀 공들인 자수로 탄생한 함경아의 2015-2016년 자수 회화 연작, 그리고 최근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에서 성공적으로 회고전을 마친 양혜규의 광원조각 <우주 조가비의 제물낚시질(Fly Fishing Cosmic Seashells)>과 인조 짚풀로 엮은 <중간 유형> 연작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4

해외 작가로는 아니쉬 카푸어의 오목한 형태의 거울 신작 <Random Triangle Mirror>와 <Mirror>, 지난 5 월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미국 출신의 현대미술가 로니 혼의 연두색 계통의 유리 주조 조각, 최근 국내 네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 현대 사진의 지평을 넓혀온 세계적인 작가 칸디다 회퍼의 <Pavlovsk Palace Pavlovsk IX 2014>, 스위스 출신의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신작 <the none>, <blue red orange yellow green mountain>, 지난 봄 F1963 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줄리안 오피의 <Estate Agent.>,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비디오 예술의 거장 빌 비올라의 <Chris>, 그리고 올해 광주 비엔날레에 참가하는 바이런 킴의 매주 일요일 하늘을 담은 대표 연작 <Sunday Painting> 5 점 등을 소개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5

우고 론디노네 <the none>, 2018. Acrylic on wood; glass panel. 200.7 x 113 x 5.1 cm. Courtesy of artist and Kukje Gallery


 

글_ 장남미 (<아트마인> 콘텐츠 디렉터)
사진_ 박동석 대표(스튜디오 정비소) /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매거진 <아트마인>에 게재된 기사의 모든 사진과 텍스트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아트마이닝㈜의 저작물입니다.
사전 동의 및 출처 표기 없는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합니다.
작품 이미지 © 국제갤러리 – ARTMINING, SEOUL, 2018
PHOTO © ARTMINING – magazine ARTMINE / 국제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