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스름 질 때가 좋아요. 그림자와 어둠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구정아가 2014년 영국 온라인 신문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2017년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국내 첫 개인전 <아정구>를 열며 한국에도 작업을 소개해온 구정아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글로벌 아티스트.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온 그녀는 어느 한 지역이나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모든 곳에서 살며 작업하기'를 실현 중이다.

Koo Jeong A, TENGAM TENGAM, KÖNIG GALERIE, Berlin, Germany 2018, Photo: Roman März
Koo Jeong A, TENGAM TENGAM, KÖNIG GALERIE, Berlin, Germany 2018, Photo: Roman März

베를린 쾨니히 갤러리(König Galerie)에서 열리는 개인전 TENGAM TENGAM은 지난 10년간 구정아가 꾸준히 탐구해온 자석 작업을 선보인다. 자석은 단순하고 집약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그 기능과 잠재성은 광범위하다. 구정아는 특정한 형태와 크기로 절단된 자석을 쌓아 미묘한 건축적 단편을 구축하며, 이것으로 물리적-비물리적, 가시적-비가시적으로 전시 공간을 채운다. 자석 구조물은 기하학적 형태로서 가시화 되었지만, 그것이 놓인 장소 내에 진동하는 에너지 장을 만들어내며 작품과 공간 안에 있는 신체를 연결하고 서로 공명하게 한다.

Koo Jeong A, TENGAM TENGAM, KÖNIG GALERIE, Berlin, Germany 2018, Photo: Roman März
Koo Jeong A, TENGAM TENGAM, KÖNIG GALERIE, Berlin, Germany 2018, Photo: Roman März
Koo Jeong A, TENGAM TENGAM, KÖNIG GALERIE, Berlin, Germany 2018, Photo: Roman März
Koo Jeong A, TENGAM TENGAM, KÖNIG GALERIE, Berlin, Germany 2018, Photo: Roman März
Koo Jeong A, TENGAM TENGAM, KÖNIG GALERIE, Berlin, Germany 2018, Photo: Roman März
Koo Jeong A, TENGAM TENGAM, KÖNIG GALERIE, Berlin, Germany 2018, Photo: Roman März

자석의 건축적 기능에 대한 연구는 영국 건축가 세드릭 프라이스Cedric Price의 급진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그가 구상한 프로젝트 ‚자석Magnets‘(1997)은 도시 인프라 구조의 일부인 인도, 계단, 승강기 등을 공공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일시적인 기반시설을 이루는 이동 가능한 형태로 설계, 배치하고자 했다. 정지하지 않고 끊임 없이 변화하는 건축에 대한 프라이스의 아이디어가 관계적 오브제인 자석에 대한 흥미의 시작점이었다. 자석의 치료적 에너지에 대한 부분에서 작가는 스위스의 연구자 엠마 쿤즈(Emma Kunz)를 인용한다. 쿤즈는 자석을 사용해 사람의 몸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을 활성화시켜 질병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를 해왔는데 그녀의 기록에서 작업적 개념을 발전시키는 데에 주요한 연결점을 찾았다.
수수께끼 같은 전시 제목 TENGAM은 1972년 로저 맥퍼슨Roger McPherson에 의해 세워진 미국 미시건 소재의 자석 회사의 상호이기도 하다. 실제로 해당 회사와 어떤 연결점이 있는지 작품을 통해서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모호함 역시도 구정아의 설치작업이 보는 이에게 전달하는 특별한 에너지의 일부로 여겨진다. 구정아 작가의 개인전 TENGAM TENGAM은 2019년 1월 6일까지 베를린의 쾨니히 갤러리에서 열린다.

 

글 장용성 (매거진 <아트마인> 독일 통신원)
사진 제공 쾨니히 갤러리(www.koeniggalerie.com)